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에 좌완 떡잎이 자란다.
KIA 좌완 임준섭. 경성대를 졸업하고 2012년 KIA에 입단했다. 지난해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기 때문. 구단의 배려였다. KIA는 임준섭이 제대로 된 떡잎이라고 판단했다. 투수 전문가 선동열 감독의 눈에도 쏙 들어왔다. 왼손투수가 많지 않은 KIA에 큰 보탬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올 시즌엔 초반부터 계속 1군에 붙어있다.
임준섭은 12일 현재 8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5.40.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다. 아무래도 기복이 있다. 그래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 나름대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1군 데뷔전이었던 4월 3일 대전 한화전서 6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4월 28일 광주 삼성전, 10일 포항 삼성전서는 7이닝 무실점, 6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 연이어 쾌투했다.
▲ 말 없이 자기 몫 하는 임준섭, 장원삼을 계속 쳐다봤다
임준섭을 가까이서 유심히 쳐다봤다. 잘 생겼다. 주변의 칭찬에도 진지한 태도. 부산 남자답다. 입단 후 곧바로 수술을 받고 재활에만 충실했던 시절. 조급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천천히 하자는 생각이었다. 작년엔 공을 던지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던지기 시작했다”라고 묵묵히 대답했다. 말 없이 자기 할 일을 다하는 스타일이다.
“이제 팔은 안 아프다. 점점 더 좋아진다”라는 임준섭. 요즘 1군 적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우는 게 많다. 11일 포항 삼성전은 특별했다. 삼성 장원삼과의 선발 맞대결. 대학 선배이자 같은 좌완이었다. 선발투수에게 물어보면 십중팔구 “난 타자를 상대한다. 상대 선발투수는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모 야구인은 “상대 선발투수의 투구에 따라 경기 상황이 바뀐다. 그에 따라 자신의 투구 전략도 바뀐다. 신경이 안 쓰인다는 말은 거짓말이다”라고 했다.
임준섭 역시 장원삼을 많이 의식한 모양이다. 퀄리티스타트를 했으나 6⅓이닝 무실점한 대학 선배에게 판정패했다. 어쩌면 당연했다. 아직 임준섭이 국내 정상급 좌완 장원삼의 내공과는 격차가 있다. 임준섭은 “덕아웃에서 장원삼 선배가 어떻게 던지는지 계속 쳐다봤다.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배우고 싶다. 제구력과 코너워크도 배우고 싶다”라고 호기심을 보였다.
▲ 선발 아직도 부담된다, 무조건 많이 던지고 싶다
임준섭의 주무기는 커브다. 직구와 커브의 조합이 잘 되는 날엔 기가 막힌 투구를 한다. 그러나 제구력이 흔들리면 얻어맞는다. 프로의 매운 맛을 보고 있다. 임준섭은 “대학 시절부터 커브를 많이 던졌다. 지금은 그냥 자신감으로 승부한다. 삼진을 많이 잡는 편도 아니고 맞춰 잡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임준섭에겐 향후 선발 기회가 보장돼 있지 않다. 윤석민이 다음주 그의 선발 순서에 대신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사실 원래 그 자리가 윤석민의 것이었다. 임준섭은 임시직이었다. 하지만 실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반기는 눈치. “대학 시절엔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프로에선 당분간 선발보단 그저 많이 나와서 많이 던지고 싶다. 선발이 아직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솔직한 대답.
임준섭과 얘기를 나눠보니 낙천적이었다. “삼성전서 연이어 잘 던졌는데 특별히 편하고 그런 게 없다. 운이 좋았다”라고 했고, 폼이 와일드하다는 말에도 “대학 시절부터 그랬다”라고 웃었다. 이어 “팬들이 아직 별로 없다. 별명도 없다. 별명을 지어줬으면 좋겠다”라면서도 “야구에만 집중하고 싶다. 평균자책점을 내려야 한다”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동주 선배를 상대해보니 예상대로 위압감이 대단했다”라는 임준섭. 그는 지금 야구를 한창 다시 배우고 있다. 바꿔 말하면 KIA의 좌완 떡잎이 자란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지난해 단 1경기도 출전하지 않은 그에게 당연히 신인왕 수상 기회가 있다. 임준섭을 지켜봐야 할 이유다.
[임준섭.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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