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란 듯이 30홈런을 쳤으면 좋겠어요.”
XTM 마해영 해설위원은 삼성 이승엽이 올 시즌 30홈런을 충분히 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포항에서 만난 마 위원은 “(양)준혁이 형 통산기록 경신이 문제가 아니다. 올해 홈런 30개도 가능하다. 승엽이가 보란 듯이 30홈런을 쳐서 편견을 깨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마 위원은 나이가 든 타자라고 해서 반드시 홈런, 장타력이 줄어드는 건 아니라고 했다.
이승엽은 14일 현재 29경기, 116타수에서 3홈런을 쳤다. 평균 9경기, 29타수만에 1홈런이다. 현재까지의 페이스로는 30홈런은 쉽지 않다. 하지만, 최근 장타력이 살아나고 있다. 11일 포항 KIA전서 시즌 3호 홈런 포함 시즌 첫 3안타 게임을 했다. 12일 포항 KIA전서도 2안타를 쳤다. 이틀간 5안타 중 3개가 2루타, 1개가 홈런이었다.
▲ 이승엽에 대한 편견, 장타력 사라졌다?
이승엽은 올 시즌 출발이 매우 나빴다. 4월 타율 0.225에 그쳤다. 하지만, 18개의 안타 중 8개가 2루타였고 2개가 홈런이었다. 5월엔 타율 0.321로 완전히 살아났다. 9개의 안타 중 3개가 2루타, 1개가 홈런이다. 이승엽은 1998년 0.621, 1999년 0.733, 2002년 0.689로 국내에서 세 차례 장타율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 장타율은 0.414로 21위. 현재 이 부분 1위인 SK 최정의 0.676에 비해선 떨어진다. 전성기에 비해 장타력 자체가 떨어진 건 맞다. 그러나 장타력이 없어졌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마해영 위원은 올 시즌 초반 이승엽의 부진을 두고 “타격 준비동작과 분리동작이 구분이 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럴 경우 투수의 구종, 구속에 따른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도 시즌 초반 “승엽이가 타이밍이 조금씩 늦다”라고 했다. 그럼에도 장타는 심심찮게 쳐내고 있다. 마 위원은 이걸 바로 이승엽의 기술이 살아있는 증거라고 본다.
▲ 좌중간 장타 생산의 의미
오랜만에 장타를 몰아친 11일~12일 포항 KIA전. 이승엽은 대부분의 안타를 좌중간, 혹은 좌측으로 보냈다. 홈런 역시 좌중간. 류 감독과 마 위원은 대단히 반가워했다. 마 위원은 “컨디션이 안 좋아도 잡아당겨서 크고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다”라고 했다. 투수의 볼 끝이 약하거나 공이 가운데로 몰릴 경우 풀 스윙으로 잡아당기면 2루타 이상의 장타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설명.
좌타자가 좌중간으로 안타 혹은 장타를 만들어낸 건 의미가 다르다. 이승엽이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감을 잡았다는 의미다. 마 위원은 “좌중간 안타는 타격 폼, 타이밍, 밸런스가 완벽해야 나온다”라고 했다. 류 감독도 이런 의미로 “고무적”이라고 했다.
실제 이승엽은 11일 3호 홈런을 날릴 당시 헨리 소사의 144km짜리 투심패스트볼을 공략했다. 투심이 한 가운데로 몰리다 이승엽의 몸쪽으로 살짝 꺾였다. 그럼에도 이승엽은 꺾이는 타이밍에 밀어서 좌중간으로 넘겨버렸다. 한 눈에 봐도 몸이 일찍 돌아가거나 늦게 나오지 않고 끝까지 중심축을 지키고 있었다. 끝까지 타구를 응시하면서 테이크백과 스트라이드의 타이밍이 완벽했다. 팔로 스로우도 최대한 길게 해냈다. 힘도 힘이지만, 기술이 돋보인 홈런이었다.
▲ 감 잡은 이승엽 몰아치기의 달인, 30홈런 가능?
마 위원은 12일 경기에 앞서 “승엽이가 감을 잡았다. 이제 장타와 홈런을 펑펑 칠 것이다. 원래 몰아치기의 달인이다. 아무도 못 말린다”라고 했다. 이승엽이 쾌조의 타격 밸런스를 찾았을 때 홈런 생산능력은 여전히 국내 최정상급이라고 보는 것. 실제 이승엽은 12일 경기서도 2루타 1개 포함 2안타를 때렸다. 마 위원의 설명대로라면, 0.241에 불과한 타율도 쭉쭉 오를 가능성이 크다.
마 위원은 이런 이유에서 “승엽이는 지금도 충분히 홈런 30개를 칠 수 있다. 30개를 쳐서 편견을 깼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홈런 매커니즘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선수라는 게 마 위원의 생각. 전성기를 달리는 젊은 타자들이 쉽게 30홈런을 넘기지 못하는 것도 힘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연구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마 위원은 “메이저리그를 봐라. 나이를 많이 먹은 타자들이 왜 3~40홈런을 뻥뻥 치나.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체격이 좋다고 홈런을 많이 치는 게 아니다. 승엽이가 갑자기 군살이 찐 것도 아니다”라며 현재 이승엽이 기술은 물론 몸 관리도 으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30대 중반이 넘어가면 힘과 체력이 떨어지면서 장타와 홈런에 악영향을 끼치는 건 맞다. 하지만, 기술이 어디로 도망가는 건 아니다.
이승엽은 현재 양준혁의 한국통산 최다 351홈런에 3개 차로 다가섰다. 별 의미는 없다. 그가 올해 홈런 6~7개 치고 시즌을 마칠 타자는 아니기 때문이다. 관건은 마 위원의 전망대로 몰아치기로 시즌 30홈런이 가능할지 여부다. 그는 2007년 요미우리 시절 이후 단 한번도 한 시즌 30홈런을 치지 못했다. 지난해엔 21홈런. 현재 아픈 곳도 없고 타격 밸런스도 최상이다. 당분간 이승엽의 방망이에 집중해봐야 할 것 같다.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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