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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6⅔이닝 동안 안타 4개만 맞았고 실점은 단 1점이었다. 그것도 솔로 홈런을 맞아서 허용한 점수였다. 그러나 그 과정이 평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12일(한국시각)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초반부터 투구수 관리에 애를 먹었다. 3회초 타석에 들어선 투수 케빈 슬로위와 상대하면서 공 7개를 던졌다. 결과는 삼진 아웃이었지만 투수와의 상대에서 많은 공을 던진 것은 분명했다. 5회초에는 아데이니 에체베리아를 상대로 9개의 공을 뿌렸고 볼넷을 허용했다. 2사 1,2루 위기를 자초한 류현진은 맷 다이아즈의 잘 맞은 타구를 호수비로 막아낸 2루수 스킵 슈마커 덕분에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 때문에 6회까지 류현진의 투구수는 이미 100개를 돌파해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8연패에 빠져 있던 다저스는 투수 소모가 많았고 켄리 젠슨, 로날드 벨리사리오 등 승리조 요원들을 최대한 아끼기 위한 조치였다.
이미 투구수 100개가 넘은 시점인 탓인지 류현진은 7회초 선두타자 미겔 올리보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고 이날 경기의 처음이자 마지막 실점을 했다. 그리고 2아웃 이후 크리스 코글란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결국 교체됐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다인 114개의 공을 던지고 나서야 류현진은 교체될 수 있었다.
5-1로 앞서던 다저스는 7회말 2점을 추가했고 류현진이 7이닝 가까이 버틴 덕분에 필승조 투입 없이 여유 있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다저스의 류현진에 대한 믿음은 그만큼 류현진이 이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의존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한 팀이었다. 총 연봉 1위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2억 2039만 5196달러(약 2400억원)에 이르는 다저스의 총 연봉은 뉴욕 양키스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올 시즌 다저스의 행보는 삐걱거리고 있다. 류현진이 승리하기 전까지 8연패에 빠지는 등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잭 그레인키가 카를로스 쿠엔틴에 몸에 맞는 볼을 내주는 바람에 '난투극 부상'을 입어 팀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다저스가 계획대로 우승에 도전하는 모양새가 갖춰졌다면 '루키' 류현진에게 이와 같은 책임감을 부여했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라면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루키' 류현진이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 어울려 보인다. 그러나 지금 다저스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이 가운데 평균자책점을 3.40으로 낮추면서 시즌 4승째를 거두고 팀내 다승 선두로 올라선 류현진의 활약은 더욱 빛난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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