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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영화 '미나문방구'는 오랜만에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은 영화다. 그만큼 농약을 치지 않은, 무공해 영화라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막장'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자극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뿐만 아니라 왠만한 드라마에는 '막장'이라고 붙이지 않을 정도가 됐다. 그 가운데 개봉을 앞두고 있는 '미나문방구'는 그만큼 의미가 크다.
'미나문방구'라는 무공해 청정 영화에 무공해 배우가 등장한다. 순진한 미소와 어리숙해보이는 표정으로 중무장한 배우 봉태규가 그 주인공이다.
봉태규는 '미나문방구'에서 경찰을 꿈꿨지만 결국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최강호 역을 맡았다. 어린시절에는 그저 강한 사람이 되길 원할만큼 순한 캐릭터다.
미나(최강희)가 운영하는 미나문방구와 그 앞에 있는 초등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미나문방구'는 보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관객들을 추억속으로 안내한다. 봉태규 역시 영화를 촬영하면서 학교 앞 문방구에 대한 추억이 기억났다고 했다.
"사실 초등학교때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그냥 평범한 학생이었죠. 흔히 볼 수 있는, 특징이 없고 평범한 아이였어요. 그래서 별다른 기억이 없나봐요. 그래도 미나문방구에 파는 것들을 보면서 '우리도 이런거 팔았는데'라는 기억이 있어요."
영화 속 최강호는 원래 동네 건달이 꿈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가장 강해보이기 때문. 이후 꿈은 그 건달을 잡아가는 경찰로 변했고, 결국 초등학교 교사가 됐다. 그래도 경찰에 대한 로망은 여전했다. 수갑을 들고 다닐만큼 귀여운 면도 있는 캐릭터다. 그렇다면 어린 봉태규는 어떤 꿈을 꾸면서 지냈을까.
"어렸을때 꿈은 과학자였어요. 그 또래 남자아이들은 모두 과학자를 꿈꿨잖아요. 중학교 1학년때는 음악이 하고 싶었고, 2학년때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3학년때는 글쓰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는 미술을, 또 옷에 관심이 많아져서 의상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죠. 지금 배우로 살고 있는거 보면 세상 제 맘대로 안되는 것 같아요. 하하."
앞서도 언급했듯이 '미나문방구'는 농약이 전혀 없는 무공해 영화다. 웃음도 감동도 2% 부족한 듯 심심하다. 하지만 과한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봉태규 역시 이런 조금은 부족한 부분이 '미나문방구'의 매력이라고 했다.
"우리 영화가 덜 자극적인것을 맞아요. 덜 웃길수도 있고 재미면에서도 좀 떨어질수도 있어요. 그것이 우리 영화가 가진 미덕이죠. 더 재밌거나 더 울렸으면 관객들이 싫어했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영화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 자극적인 것이 너무 많잖아요."
'미나문방구'는 경주 올로케로 촬영됐다. 지방 촬영이다보니 감독 또는 배우와 함께 시간을 보낼일이 많았다. 봉태규는 수차례 상대배우 최강희와의 좋은 호흡을 언급한 바 있다. 영화 속에서 두 사람이 호흡하는 장면을 얼마 없었지만 뛰어난 호흡으로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을 정도라고.
"지방에서 촬영을 하다보니 서로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았어요. 배우 최강희도 좋았고, 인간 최강희도 정말 좋았죠. 이번에는 호흡을 맞출 일이 별로 없어서 아쉽지만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길 바라고 있어요. 다음번엔 장르를 떠나서 아주 많이 호흡하는 영화로.(웃음)"
'미나문방구'의 결말은 누구나 예상을 하지만 오픈결말이다. 순수한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영화인만큼 깜짝 놀랄만한 반전도 없다. 물론 극중 미나와 강호의 러브라인도 있는듯 없는 듯 넘어간다. 봉태규는 이런 결말에 강호의 바람을 덧붙였다.
"강호는 미나를 좋아했을것 같아요. 미나 마음까진 잘 모르겠어요. 강호가 미나를 좋아했다는 마음을 가지고 연기했으니까요. 강호와 미나요? 잘 되지 않았을까요? 행복하게 잘 살았을 것 같아요."
[배우 봉태규.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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