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기대를 뛰어넘는 호투의 연속. 이적생 신승현이 어느덧 KIA 타이거즈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신승현은 지난 14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김진우에 이어 등판해 1이닝 동안 탈삼진 1개 포함 퍼펙트로 친정팀 SK 타선을 막아냈다. 리드를 지킨 신승현은 SK 소속이던 2004년 6월 4일 문학 삼성전 홀드 이후 3266일 만에 홀드를 기록했고, 팀도 3-1로 승리하며 5연패를 끊었다.
신승현은 경기 후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기 싫었다. 계속 몸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좋은 피칭이 나오는 것 같다. 투수코치님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정신적으로도 편한 상태에서 공을 던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기는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처음 KIA에 올 때만 해도 송은범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신승현은 SK에서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한을 유감없이 풀고 있다. 이번 시즌 SK 1군에서 한 번의 등판도 하지 못했던 신승현은 KIA 유니폼을 입게 된지 열흘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3경기 4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중이다.
팀 내 투수들 가운데 비중도 커지고 있다. 당초 신승현은 승리조에 포함되지 못했다. 처음 KIA로 올 당시만 해도 트레이드를 통해 KIA가 윤석민과 송은범, 앤서니로 이어지는 불펜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송은범 이상으로 신승현이 활약해주며 이제는 신승현도 팀이 이기는 흐름에 등판한다.
신승현이 불펜 필승조로 급부상하면서 KIA는 유동훈과 함께 잠수함 듀오를 갖췄다. 신승현의 연이은 호투는 지난해 풀타임 마무리 투수의 부재 속에서 불펜의 전천후 요원으로 활약해준 사이드암 홍성민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신인으로 KIA에 입단한 홍성민은 지난해 48경기에서 56이닝을 던졌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 이따금씩 2이닝 이상도 던지며 불펜에서 긴 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도 3.38로 준수해 시간이 지날수록 선동열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유동훈마저 부진했던 지난해 불펜에서 박지훈과 함께 선 감독이 믿고 투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홍성민이 FA 김주찬 영입에 따른 보상선수로 낙점돼 롯데로 향하면서, KIA의 잠수함 투수진에는 공백이 생겼다. 유동훈이 버티고 있지만 1명으로는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신인 박준표가 시즌 초 호투하며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지만, 활약이 오래 가지는 못했다.
유동훈이 불안할 때나 불펜이 붕괴될 때마다 KIA는 잠수함 자원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스타일이 조금씩 다른 옆구리 투수가 둘 이상 있으면 서로를 보완할 수 있고 불펜 전체로 봐도 힘이 된다. 지난해 롯데의 양떼 불펜을 이끌었던 정대현과 김성배의 공존이 좋은 예다.
유동훈이 이번 시즌 15경기 14이닝에서 평균자책점 2.57로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나온 신승현의 호투는 그래서 더 반갑다. 앤서니가 마무리 자리에서 확실히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어 최근 부진한 송은범과 새롭게 불펜에 가세한 좌완 임준섭만 믿음직스런 피칭을 보여준다면 KIA도 우승후보 전력에 걸맞는 불펜이 완성된다.
[신승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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