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대수와 한상훈이 정답이었다.
한화 김응용 감독은 지난해 가을 부임하자마자 야수 세대교체에 주력했다. 마무리훈련부터 베테랑 타자들을 대거 제외하고 신인급 선수들에게 주목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가능성이 보인다 싶으면 적극적으로 기회를 부여했다. 1루수 김태균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포지션 무한경쟁체제.
키스톤콤비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이여상, 하주석, 조정원, 이학준 등이 유격수와 2루수 자리에서 경합을 벌였다. 하지만, 개막 1달 반이 넘어간 상황. 현재 한화의 주전 키스톤콤비는 유격수 이대수(32), 2루수 한상훈(33)이다. 예년과 다름 없다. 젊은 내야수들이 두 고참 내야수들을 넘어서지 못한 형국이다.
이대수와 한상훈이 올 시즌 맹활약 중이다. 이대수는 15일 현재 31경기서 타율 0.294 14타점, 한상훈은 26경기서 타율 0.355 9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대수는 5월 타율 0.200으로 다소 주춤하지만, 수비에서 지난해보다 안정감이 훨씬 높아졌다. 지난해 118경기서 13실책을 범했던 그는 올 시즌 단 2실책에 머물러 있다. 타율도 지난해 0.279에 비해 높아졌다. 김 감독은 그를 클린업트리오로도 심심찮게 배치할 정도로 한 방을 믿는다.
한상훈은 최근 타격감이 절정이다. 14일 목동 넥센전서 무려 5안타를 날렸다. 지난해 5월 6일 대구 삼성전에 이어 약 1년만의 5안타 게임. 평생 한번 해보기도 힘든 5안타게임을 1년주기로 또 다시 해냈다. 타율 0.355는 지난해 0.224에 비하면 비약적인 발전. 규정타석에만 들어가면 당장 리그 톱5에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이다.
이대수는 일전에 기자들과의 인터뷰 당시 “체력 보강을 위해 노력했다. 타격 훈련량도 늘렸다. 수비 실책을 줄이는 건 당연하다”라고 했다. 또 이대수는 현재 한화 내야의 중심이자 김태균과 함께 야수진의 리더 역할을 한다. “열심히 하는 걸 넘어서서 플레이 하나를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라며 후배들을 다독인다.
한상훈은 절치부심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타격 부진을 딛고 올 시즌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한다. 일전에 김성한 수석코치는 “지난해 부진하면서 스스로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다. 타격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진지해졌다”라고 했다. 작은 체구이지만,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려 큰 타구도 제법 만들어낸다. 14일 5안타에도 2루타와 3루타 1개씩 포함돼 있었다. 실책은 2개.
무엇보다도 이대수와 한상훈의 수비 콤비가 최절정에 이르렀다. 두 사람은 한상훈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1년부터 3년 연속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가볍고 빠른 몸놀림으로 연이어 상대의 강습 타구를 건져 올리면서 투수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한다. 공수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면서 젊은 야수들이 치고 올라올 기회를 사실상 봉쇄했다.
이대수는 올해 연봉 1억400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좋은 활약 속에서도 연봉이 동결됐다. 한상훈은 지난해 부진으로 연봉 1억2000만원에서 1000만원이 깎인 1억1000만원을 받는다. 두 사람은 올 시즌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을 마치면 둘 다 FA 자격을 얻는다. 한화는 두 사람을 잡지 못할 경우 심각한 공수불안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이미 김 감독도 두 사람이 없는 한화 키스톤콤비가 막막하다는 걸 실감한 상태다.
[이대수(위), 한상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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