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삼성맨' 이규섭에게 삼성이란?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이규섭 선수에게 삼성이란 무엇입니까?"

이제는 프로농구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신기성 위원에게 이 질문을 받은 이규섭은 "왜 이런 질문을 하느냐?"고 웃으며 타박했지만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이규섭이 영원한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게됐다. 이규섭이 은퇴를 선언했다. 이규섭은 1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은퇴 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대경상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후 2000년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이규섭은 2000-2001시즌부터 2012-2013시즌까지 11시즌동안 삼성 한 팀에서만 활동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신인왕 수상 이후 삼성의 2000-2001시즌 통합 우승, 2005-2006시즌 챔피언 결정전 4전 전승 우승도 함께 했다. 또한 국가대표로서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도 수상했다.

기자회견에서의 질의응답을 모두 마칠 즈음, 익숙한 목소리가 이규섭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규섭의 은퇴 자리를 빛내기 위해 찾은 신기성 해설위원이었다. 신기성 위원은 이규섭에게 "삼성이라는 팀은 프로 생활 모두를 함께 했고 앞으로 지도자로도 갈 팀이다. 삼성이란 어떤 존재이고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을 던졌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단어로 해달라"는 요구까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규섭은 잠시 난감해 하며 "왜 이런 질문을 하느냐?"고 말했지만 이내 생각을 정리해 말을 시작했다. 이규섭은 "내게 삼성이란 '농구'다"라며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는 가장 큰 버팀목이 됐고 이렇게 좋은 자리도 마련해 주셨다. 그리고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농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이후 줄곧 농구선수로 생활해온 이규섭이기에 '농구'라는 단어 하나에 모든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규섭은 이 질문에 앞서서도 "원하던 팀에 와서 마무리한다는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다른팀에 간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라고 삼성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프로농구에서 보기 드물게 한 팀에서만 선수 생활을 마친 이규섭은 이제 구단의 도움 속 해외연수를 통해 지도자로 변신한다.

[신기성 해설위원(왼쪽)과 이규섭. 사진=KBL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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