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에 새로운 MC 김구라가 투입됐지만 여전히 고전 중이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 14일 방송된 '화신'은 시청률 5.3%(이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7일 방송분의 시청률 6.0%보다 0.7%P 하락하며 동시간대 꼴찌로 떨어진 것이다.
애초에 '화신'은 기획단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예능프로그램이다. 예능프로그램 MC로 첫 발을 내딘 김희선을 비롯해 신동엽, 윤종신 등 걸출한 입담을 가진 MC들의 합류가 프로그램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화신'은 실망감을 안겨줬다. 마음을 지배하겠다던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시작한 콩트와 설문조사는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사라졌다. 대신 '풍문으로 들었소', '한출의 힘' 코너가 신설되며 MC들의 물갈이도 함께 진행됐다.
사실 '화신'의 MC들만 들여다봤을 때 프로그램의 실패는 의아한 일이다. 돌직구와 자신감으로 예능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한 김희선이나 케이블채널 'SNL 코리아',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등 여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신동엽, 독설과 깐족으로 토크쇼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는 윤종신 등이 뭉쳤기 때문이다. 이렇게 화려한 MC들에도 불구하고 '화신'이 흥행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는 프로그램 자체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대중들의 마음을 읽겠다는 '화신'의 초반의 기획의도는 과거 SBS '야심만만'을 떠올리게 했으며 김희선, 신동엽, 윤종신의 중구난방 토크도 새로울 것이 없었다. 새롭게 바뀐 코너들 역시 MC들이 게스트들의 루머에 대해 공격적으로 캐묻고 이에 대해 해명하게 하는 방식의 다대다 토크쇼인 MBC '라디오스타'를 떠올렸다.
여기에 김구라와 윤종신까지 함께 했으니 14일 방송된 '화신'은 '라디오스타'의 아류작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오랜만에 지상파로 돌아온 김구라의 독설은 재밌다는 평이 많았지만 이는 '라디오스타'를 통해 검증받은 김구라식 진행 방식일뿐 '화신' 그 자체로서 얻은 웃음은 아니었다. 김구라의 합류가 오히려 '화신'만의 느낌을 잃게 만든 셈이었다. 이제 다음 방송부터 봉태규가 MC로 합류할 예정이지만 예능 첫 MC 도전에 나서는 봉태규가 김구라도 제대로 살리지 못한 '화신'에 얼마나 변화를 줄 수 있을까.
'화신'은 MC들을 교체하기 앞서 프로그램의 색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먼저일 듯하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에 맞는 MC들을 섭외하는 것보다 중구난방식으로 잘하는 MC들을 데려다놓고 좋은 토크쇼가 만들어지길 기대해서는 안 된다. 잘한다 하는 MC들을 섭외해도 제대로된 기획 없이는 어디서 본 듯한 토크쇼만 계속 답습하게 될테니 말이다.
[김구라가 합류한 '화신'.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