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실책. 뒷수습은 어쩌나.
1년 128경기를 치르면서 패배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패배하지 않을 수 없다. 패배 내용도 제 각각이다. 경기를 잘 해놓고도 패배할 수도 있고, 경기 내용이 아주 나쁜 채로 패배할 수도 있다. 보통 상대 투수가 매우 잘 던졌거나, 투수들이 초반부터 대량실점을 하는 등 힘과 힘 대결서 밀릴 경우 오히려 홀가분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다음 경기를 대비하면 된다.
문제는 스스로 자멸하거나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한 순간의 실수로 내줄 때다. 약팀일수록 이런 경기를 많이 하는 법. 때로는 강팀도 이런 경기를 피해갈 순 없다. 16일 프로야구 4경기 중 3경기가 사실상 실책, 혹은 실책성 플레이로 갈렸다. 삼성, 한화, 롯데의 경우 굉장히 쓰라린 패배였다.
▲ 실책, 패배 빌미가 된다면
부산 사직구장. 5-5 동점 상황에서 10회초 NC 공격. 선두 김종호의 볼넷에 이어 박정준의 평범한 투수 땅볼이 나왔다. 정황상 더블플레이가 유력했다. 그러나 투수 강승현이 2루에 악송구하면서 무사 1,3루가 됐다. 결국 나성범의 좌중간 2타점 결승 2루타로 승부가 갈렸다. 악송구 하나가 두 팀의 희비를 갈랐다.
잠실구장. 1-0으로 앞선 7회말 두산 공격. 삼성의 아쉬운 수비가 연이어 나왔다. 1사 1루에서 민병헌이 1루 방면 기습번트를 댔다. 전진대시한 1루수 채태인이 타구를 수습해 1루 베이스 커버를 하러 온 2루수 신명철에게 공을 토스했으나 악송구. 결국 1루주자 정수빈은 홈까지 쇄도했다. 이어 1사 1,3루에선 김현수의 좌익수 평범한 뜬공을 좌익수 최형우가 포구하다 놓치는 실책으로 점수가 났다. 계속해서 우익수 정형식도 파울 플라이성 타구를 놓쳤다. 팽팽한 경기는 두산 쪽으로 확 기울었다.
목동구장. 2-5로 뒤진 7회말 넥센 공격. 1사 1,2루에서 이성열의 평범한 뜬공이 우중간 안타가 됐다. 실책성 플레이. 2사 1,2루가 1사 만루로 둔갑했다. 흔들린 마무리 송창식은 후속 유한준 타석에서 보크를 범해 주지 않아도 될 1점을 내줬고, 결국 동점이 됐다. 이후 한화는 뒷심부족으로 패배했다. 물론 승리한 넥센도 경기 초반 실책이 나오는 등 점수를 내주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세 경기 모두 실책, 혹은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승부가 갈렸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런 경기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리그 실책은 총 209개. 16일까지 150경기를 치렀으니 경기당 실책은 1.39개. 팽팽한 승부를 가르는 실책, 실책성 플레이는 결국 야구 컨텐츠의 질 자체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반드시 지양돼야 한다.
▲ 장기레이스, 질 때 잘 져야 한다
삼성은 9연승 도절이 좌절됐다. 어차피 언젠가는 끊길 연승이었다면 한 타임 쉬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문제는 9연승 좌절이 된 게임의 내용 자체가 너무 나빴다는 점. 프로야구는 장기레이스. 오늘의 흐름이 때로는 내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싹 다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엔 16일 경기가 너무 뼈 아픈 패배였다.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운 패배로 인식한다면 마인드 컨트롤에 실패해 다음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은 18~20일 NC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최근 경기력을 끌어올린 NC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삼성으로선 넥센과의 선두경쟁에 고비 아닌 고비.
한화는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맛봤다. 좀처럼 위닝시리즈가 쉽지 않다. 워낙 실책이 잦고, 실책성 플레이로 많이 패배한 한화다. 마무리 송창식의 패전도 뼈 아팠다. 이런 내용의 경기가 1~2경기가 아니다. 때문에 오히려 무던하게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런데 진짜 무서운 건 이런 패배를 일상 다반사로 인식하기만 한다면 그 자체로 발전이 더디다는 점. 김응용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전전긍긍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롯데도 마찬가지. 좀처럼 5할을 넘겨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막내구단 NC와의 주중 홈 3연전서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1무 2패했다는 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때 연이은 실책으로 경기를 망쳤던 롯데로선 다시 실책 악령이 살아나는 게 기분 좋을 리 없다. 주말 SK와의 원정 3연전을 앞두고 분위기 수습이 과제가 됐다.
경기 막판 실책은, 하지 않았을 경우 패배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사기를 꺾는 주범이다.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패배를 맛봤다면, 연패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야구인들 사이에선 “질 때 잘 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한편으로 납득할 수 없는 패배를 잘 딛고 일어서는 팀일수록 강인한 팀이다. 삼성, 한화, 롯데의 주말 3연전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쉽게 패배한 한화 선수들(위), 김응용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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