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패기에 경험을 더했다.
최부영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 이번 대표팀은 대학 선수들이 주축이다. 지금보단 미래를 내다본 대한농구협회의 결정. 동아시아대회에 출전하는 팀 대부분 한국보다 전력이 뒤떨어지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자신은 분명히 있었다. 한국의 이번 대회 목표는 단순히 아시아선수권 티켓 획득이 아닌 대회 3연패와 함께 한국 농구의 희망을 찾는 것이다.
17일 대만전. 한국은 자신감이 한껏 올라있었다. 16일 일본을 가볍게 꺾었기 때문. 하지만, 농구는 상대적이다. 대만은 일본과 달리 한국전 준비가 잘 돼 있었다. 경기 전 미리 공수패턴을 점검하며 한국전을 대비했다. 대만은 션웬팅, 린친창, 샤이웬쳉 등이 정확한 외곽포를 림에 꽂았고, 수비에선 강력한 지역방어로 한국의 패스 루트를 차단했다.
그러자 한국은 주춤했다. 골밑의 이종현을 옳게 활용하지 못했다. 간혹 속공이 나왔으나 지공 상황에서 공격이 너무 안 풀렸다. 2쿼터 중반까지 끌려갔다. 한국은 2쿼터 후반 윤호영, 허일영 등의 속공과 외곽포가 나왔다. 또한 느슨한 수비를 정비하면서 전반 막판 5분여동안 대만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후반전엔 완전히 한국의 흐름이었다. 대만 외곽포를 철저히 봉쇄했다. 기본적으로 이종현과 이승현이 지키는 골밑이 상대에 앞서기 때문에 수비가 편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윤호영의 적극적인 공수 가담, 허일영의 외곽포, 박찬희의 안정적인 경기운영 등이 곁들여지며 더욱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이번 대회엔 총 4명의 상무 선수가 출전한다. 박찬희, 이정현, 윤호영, 허일영. 일본전과 이날 대만전서 고비마다 전광판에 얼굴을 내비쳤다. 그만큼 긴박하고 중요한 상황에선 이들이 해결능력이 있다. 제 아무리 난다, 긴다 하는 대학 선수들이 있어도 상무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대학 선수들보다 프로에서 다양한 경험을 월등히 쌓은 이들이다.
대학 선수들은 아무래도 분위기에 휩쓸리기 쉽다. 전반전이 그랬다. 그러나 전반 막판, 그리고 후반 들어 상무 형님들의 존재감이 빛났다. 대학 선수들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프로농구, 특히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해본 박찬희, 이정현과 윤호영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나왔다. 상무 형님들은 대학 스타들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팀의 중심을 제대로 잡았다.
상무 형님들이 2~3쿼터에서 팀 분위기를 바꾸면서 승부가 갈렸다. 최부영 감독은 그러자 경기 막판 대학 선수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면서 18일 마카오전을 대비했다. 한국으로선 초반 고전했으나 소득도 있는 승리였다. 준결승전 혹은 결승전서 만날 가능성이 큰 중국에는 반드시 상무 선수들의 경험이 필요하다. 대학 선수들의 패기만으로 국제대회를 우승할 순 없는 노릇이다.
[허일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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