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세호 기자] 하늘도 그를 보내기 싫었나보다. 선수 생활을 마감한 '리틀 쿠바' 박재홍이 빗속에서 눈물의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SK 와이번스는 18일 문학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종료 후 프랜차이즈 스타 박재홍의 은퇴식을 마련했다. 박재홍과 이별을 고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비 내리는 날씨 속에도 마지막까지 관중석을 지키며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당초 지난달 20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던 박재홍의 은퇴식은 당시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열리지 못했다. 이에 SK는 18일 은퇴식을 거행하기로 했으나 이날도 경기 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박재홍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 전 박재홍은 "오늘도 만약 비가 와 경기가 취소되면 '은퇴를 하지 말라'는 하늘의 뜻으로 알고 현역에 복귀하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결국 은퇴식은 예정되로 진행됐고, 하늘도 비를 뿌린 날씨에 그를 떠나보내는 아쉬움은 배가됐다.
"프로야구 선수로 마지막 작별인사 드리기 위해 이자리에 섰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17년간의 선수 생활 돌이켜보면 정말 감회가 새롭다. 프로 선수로 나름대로 30-30을 3번 달성했고, 소속팀의 우승을 5번 이끌면서 팬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드렸다고 생각한다. 더이상 그라운드에서 더이상 제 플레이를 볼 수 없겠지만 여러분들의 마음 속에 저의 플레이를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저 또한 팬들이 주신 사랑을 마음 속에 오래 기억하고 깊이 간직하겠다. 저의 야구 인생에 많은 도움을 주신 팬 여러분과 야구 관계자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제 새로운 인생의 도전에 많은 격려를 부탁드린다."
박재홍은 은퇴 소감을 전하며 눈시울이 촉촉히 젖어들었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그를 향해 팬들과 관계자들은 모두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1996년 인천 연고팀인 현대 유니콘스에서 데뷔한 박재홍은 그 해 프로야구 처음으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홈런왕과 타점왕을 석권하며 만장일치로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두 차례 더 30-30클럽에 가입하며 대표적인 호타준족 선수로 자리잡은 박재홍은 2003년 KIA 타이거즈를 거쳐, 2005년 SK 와이번스로 이적했다. 이후 8년 동안 SK 유니폼을 입으며 인천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고,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 했다.
박재홍은 17시즌 동안 1797경기 출장, 1732안타, 300홈런 1081타점 267도루를 기록했으며 홈런왕 1회, 타점왕 2회, 골든글러브 4회를 수상했다. 프로야구 최초로 통산 250홈런-250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도루 33개를 채우지 못해 통산 300(홈런)-300(도루) 클럽을 개설하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박재홍.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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