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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KBS 2TV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이 종영했다.
21일 방송된 '직장의 신'에서는 3개월의 계약기간 종료와 함께 Y-Jang을 떠난 미스김(김혜수)와 정주리(정유미)의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이 떠나고 1년 뒤 무말랭이 무정한(이희준)은 마케팅 영업부 팀장으로 승진했고 장규직(오지호)은 여전히 물류센터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정주리는 유명하진 않지만 동화 작가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만년 계약직 박봉희는 여전히 계약직으로 Y-Jang에 남아 그렇게 또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직장의 신'이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다룬 작품들보다 특별했던 것은 직장인들의 아픔과 고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수많은 직장인들의 공감을 샀고,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은 그들에게 쾌감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물론 극 중 미스김 이라는 인물은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판타지다. 현실 속 우리는 판타지 미스김 없는 세상에서 오늘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살아가고, 상사의 눈치를 봐야하는 크리스마스 트리 속 평범한 전구로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드라마에 열광했던 이유는 슈퍼갑 미스김을 통한 대리만족 때문이었다.
'갑' 앞에서는 언제나 약자였던 현실 속 직장인들과 달리 계약직이지만 슈퍼'갑' 미스김은 감히 누구도 꿈꿀 수 없는 것들을 멋지게 해냈다. 제 발로 찾아온 정규직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고, "정규직은 회사의 노예"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며 대한민국 대표 '을'의 마음을 대변했다.
또 "회식이란 몸 버리고 간 버리고 시간 버리는 자살테러" "계약직은 계약된 일만 하면 되는 것. 쓸데 없는 책임감으로 오바했다간 자신의 목만 날아가는 것" 등 미스김의 날카로운 대사는 드라마라는 측면 때문에 희화화되기는 했지만 계약직의 삶의 비애를 드러냈고, 사회적 약자인 계약직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이처럼 슈퍼갑이었던 계약직 미스김과 '직장의 신'은 갑 앞에서 작아질 수 밖에 없는 대한민국 을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이날 종영한 '직장의 신'. 사진 = KBS 2TV '직장의 신' 방송화면 캡처]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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