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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류현진의 체력을 걱정하나.
LA 다저스 류현진의 23일(한국시각) 밀워키전 선발 등판. 시즌 10번째 등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점은 스테미너였다. 달리 말해 체력. 언젠가 한번쯤은 꼭 거론될 점이긴 했으나 시점이 다소 빨랐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애틀란타와의 원정경기서 5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당시 투구수 100개를 넘겼고 볼넷도 5개나 허용하면서 걱정을 샀다. 직구 구속도 140km 중, 후반대를 쉽게 넘기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체력 문제를 불식시켜줬다. 경기 초반은 고전했다. 1회 선두 아오키 노리치카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3번 라이언 브론에게 볼넷을 내줬다. 루크 로이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에도 고메즈와 베탄코트에게 연속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들을 막아내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3회에도 아오키를 실책으로 내보냈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투구 수가 좀 많았다. 4회에도 베칸코트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실점하지 않았다. 수비 도움을 받았으나 4회까지 79개의 볼을 던지며 걱정을 사기도 했다. 볼카운트 승부를 길게 가져갔고, 류현진의 투구 스타일을 파악한 밀워키 타자들이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다저스 타선이 3회까지 7점을 뽑아내면서 분명 밀워키 입장에선 힘이 빠진 상황.
5회부터 오히려 더욱 힘을 냈다. 5회 공을 단 4개만 던졌다. 선두 비앙카를 초구에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곤잘레스에게 2구만에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아오키를 1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6회엔 1사 후 강타자 브론에게 커브를 던지다 홈런을 맞았으나 12개로 이닝을 마쳤다. 7회에도 베탄코트, 윅스, 비앙카를 단 6개의 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결국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최초로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아오키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맞고 벨리사리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08개의 공으로 7⅓이닝을 막아냈다. 경기 중반 이후 오히려 투구수를 줄이며 이닝을 길게 끌고 갔다. 더구나 마지막 타자 아오키를 상대할 때 직구 최고구속이 92마일, 약 148km까지 찍혔다. 경기 후반에도 전혀 직구 구위가 떨어지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체인지업보다 더 많이 구사한 커브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류현진은 애틀란타전 직후 “투구 밸런스가 좀 좋지 않았다”라고 했다. 당시 류현진은 투구수 관리에 실패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6이닝을 던지지 못했고 5회에 100개를 넘겼다. 직구 구위도 뚝 떨어진 모습. 돈 메팅리 감독은 체력이 떨어져 교체를 했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정황상 충분히 이해가 갔던 대목.
류현진은 이날 체력 우려를 털어냈다. 4일만에 다시 등판한 중부 원정. 낮 경기와 돔구장 경기라는 특수성 속에서 초반 투구수가 늘어났으나 경기 중반 이후 경제적인 피칭을 하며 데뷔 최다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도 3.42에서 3.30으로 낮췄다.
물론 다저스가 초반 사실상 승부를 가르면서 밀워키 타자들의 응집력이 떨어진 여파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류현진의 경기운영능력이 돋보였다. 구위를 최대한 유지한 채 이닝을 길게 끌어가는 능력. 이게 바로 좋은 스테미너의 기본 조건이다. 류현진 체력 문제. 현 시점에서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데뷔 최다 이닝을 소화한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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