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헤딩 머신’ 이정호가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2011년 이후 약 2년간의 공백기간을 가진 이정호는 지난해 승부조작 무죄 판정을 받고 그라운드로 복귀할 기회를 가졌다. 다들 처음에는 반신 반의였다. 과연 공백기를 깨고 K리그 클래식에 적응할 수 있을까? 예전에 그 점프력을 다시 보여 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들이 여기 저기서 나왔다.
복귀 당시 이정호는 경기력에 대해선 말이 없었다. 아니 할 말이 없었다. 단지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팀에 도움이 되는 모습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 “제가 무슨 할 말이 있었나. 다시 없을 기회라 생각하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게 팬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며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선수 자격 정지를 당하고 이정호에게는 힘든 나날들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평생 축구 하나만 해왔는데 막상 사회에 나오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더라. 이런 저런 사업도 순탄치 않았다. 눈 앞이 캄캄하더라” 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리고 2013년 다시금 기회가 찾아왔다.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정호는 다시 없을 기회였기에 더욱 훈련에 매진하게 됐다. 어린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들어갈 때도 그는 훈련장에 남아 개인 훈련을 가졌다. 이를 악물고 노력하니 몸도 빨리 돌아왔다. 다시 예전의 점프력이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태어난 ‘헤딩머신’ 이었다. 지난 4월 울산 전에는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상대로 높이에서 앞서며 그의 주특기 헤딩으로 꽁꽁 묶었다.
이정호가 가세한 부산의 수비진은 현재 리그 최상위권의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11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부산은 10실점으로 제주에 이어 2번째로 적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정호는 “매 경기 절실함을 느끼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 다시는 올 수 없는 기회가 나에게 하루하루 펼쳐지고 있다. 이전에는 실수를 해도 한번쯤 실수야 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시는 없을 기회를 헛되게 날려버리고 싶지 않다” 며 최근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평가했다.
어두운 시기를 거쳐 다시금 축구장에서 빛나는 별로 돌아온 이정호는 힘겨운 시기를 이겨내고 변함없는 기량을 펼쳐 보이고 있다.
[이정호. 사진 = 부산 아이파크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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