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복고주의를 지향하는 ‘레트로’(Retro) 열풍은 비단 패션계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바로 폭스바겐 비틀을 비롯해 로버 미니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BMW 미니까지 수십여년간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아온 하나의 아이콘은 현대의 기술을 빌려서 새롭게 탄생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피아트에서 출시했던 친퀘첸토(cinquecento, 500을 의미함) 또한 피아트500 친퀘첸토로 레트로 대열에 당당히 가세했다.
비틀과 미니를 비롯해 친퀘첸토를 구입하는 이들은 그 차량의 성능과 편의성 보다는 디자인과 역사를 함께한다는 자부심이 우선한다. 물론, 미니의 경우는 클럽맨과 컨트리맨 등을 통해서 전통과 함께 소위 말해 팔릴 수 있는 차를 만들고 있지만, 비틀과 친퀘첸토의 경우는 미니의 그것을 따르지는 않았다.
국내에 출시된 친퀘첸토는 흔해진 미니와 남성스러워진 비틀과는 다르게 여성스러움이 강한 귀여운 디자인으로 도로에 끌고 나가는 순간부터 주변의 시선이 집중된다.
내부 디자인 또한 각별하다. 시승을 위해 준비된 친퀘첸토는 대쉬보드에 붉은색의 내장제가 삽입됐다. 외장 컬러에 맞춘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차량의 덩치에 비해 다소 큰 느낌의 스티어링휠과 각종 공조장치는 최대한 간소화 시켜 디자인의 통일성을 강조했다.
귀여운 차체와 비교해서 엔진은 다소 평범하다. 102 ps에 12.8kg.m의 토크를 내는 1400cc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무난한 수준의 6단 변속기가 이끌어내는 가속감은 평범함 그 자체다.
여기에 경차 수준의 엔진룸에 큰 엔진을 넣어서 일까? 소음을 차단하는 흡음재의 부족으로 인해 엔진 소음이 심하게 내부로 유입된다. 처음 시동을 걸 때 받는 느낌은 경유차의 그것을 연상케 할 정도다.
부족한 실내 공간 또한 운전자가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제원상 4인승으로 후열 시트가 존재하지만 실제 성인 남성이 운전을 하는 차에 성인 남성이 뒷자리에 타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180cm의 기자가 후열 시트에 탑승을 위해 전열 시트를 폴딩했지만 몸을 ‘구겨 넣어야’ 탈 수 있을 정도였고, 운전을 위한 시트 포지션에 맞췄을 때 뒷자리의 레그룸 자체가 거의 없을 정도였다.
운전자들이 살을 맞대야 하는 내장제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우레탄 등의 처리가 되지 않은 마감재는 감성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고급 가죽을 도입한 시트(라운지 모델 기준)와 비교해서 여타 내장제의 품질과 격차가 컸다.
아쉬움도 있지만 장점 또한 많은 차다. 안전을 위해 사이드 커튼 에어백에 무릎보호 에어백을 기본적으로 장착했을 뿐만 아니라 전후륜 디스크 브레이크를 기본적으로 적용했다. 또, 중형이상 차에만 적용되는 정속 주행장치(크루즈 컨트롤)을 전 차종에 기본적으로 도입했다.
친퀘첸토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래도 완벽한 디자인이다. 과거의 그것을 현대에 살려서 새롭게 해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BMW 미니가 실용성과 성능을 위해서 전체적인 몸집을 키워서 로버 미니와는 완전히 다른 차를 만들어냈다면, 친퀘첸토는 예전의 그것을 그대로 현대로 가지고 왔다.
[피아트 500.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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