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만의 리그가 끝나는 것인가.
시즌초반 연패에 빠지며 ‘2약’으로 전락한 NC와 한화. 이들은 한동안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1게임 정도의 격차로 8위와 최하위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최근 행보는 확실히 대조적이다. NC가 25일 광주 KIA전서 승리하면서 창단 첫 4연승을 내달리는 사이 한화는 3연패에 빠졌다. 두 팀의 승차는 2.5경기. 올 시즌 8위와 9위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NC가 치고 올라갈 기세다. 5월 들어 시즌 초반과는 다른 행보다. 야구다운 야구가 되고 있다. 선발진은 외국인선수들을 축으로 자리가 잡혔다. 타선도 특급신인 나성범과 배테랑 이호준이 확실히 중심을 잡고 있다. 1군이 낯설었던 젊은 선수들은 최근 실책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기가 드물다. 최근 NC를 상대하는 팀들은 “NC가 시즌 초반과 달라졌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한화도 개막 13연패 당시보단 최근 경기력이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 3~4연승 이상의 상승세를 타지는 못했다. 전력 한계가 뚜렷하다. NC의 경기력이 급격히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승곡선이 처진다. 한화로선 NC가 치고 올라가는 게 부담스럽다. 자칫하다 최하위가 고착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들만의 리그 끝? 리그 흥행 부추긴다
NC와 한화가 시즌 초반 확실한 2약을 형성하자 일각에선 “그들만의 리그”라고 했다. 전력상 4강이 쉽지 않으니 꼴찌 탈출을 놓고 벌이는 싸움에 포커스를 둔 것. 실제로 선두다툼만큼 두 팀의 최하위 주거니 받거니는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26일 현재 7위 LG와 8위 NC는 3.5경기다. 8,9위 격차와 7,8위 격차가 큰 차이가 없다. 현재 하위권 팀들의 페이스만 놓고 보면 NC와 한화의 확실한 2약 구도는 깨질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보는 재미가 커졌다는 평가. 탈꼴찌 싸움도 흥미롭지만, 막내구단 NC의 선전은 신선함 그 자체다. NC는 이제 진지하게 중위권 도약을 내다보고 있다. 물론 현 상승세도 한 순간일 수 있다. 여전히 NC의 기본적인 전력은 약하다. 하지만, 시즌 초반처럼 무기력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 최근 4연승을 떠나서 경기내용 자체가 좋아졌기 때문.
일례로 NC는 지난 주말 삼성과의 창원 3연전을 모두 패배했으나 내용은 시종일관 팽팽했다. 삼성 3연전 전후에 치러진 롯데, SK와의 3연전, 현재 진행 중인 KIA와의 3연전서 모두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힘이 보인다. 향후 NC가 중위권 싸움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의미. 리그 전체적인 흥행에는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한화 최하위 고착화? NC 선전이 나머지 구단에 미치는 영향력
한화로선 NC의 선전이 부담스럽다. 한화도 애당초 4강 진출이 쉽지 않은 전력. 하지만, 신생구단 NC만큼은 눌러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실제 상대전적에선 5승 1패로 앞서있지만, 정작 기존 구단들과의 전적에선 밀리는 형국. 이는 두 팀의 간극을 벌리는 요소가 됐다. 한화로선 막내구단에 밀리는 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어떻게든 NC를 추격해야 한다.
문제는 딱히 전력이 좋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 알 껍질을 깨고 잠재력을 폭발하고 있는 NC에 비해 한화의 경우 시즌 초반부터 드러난 약점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허약한 마운드가 투타 엇박자를 바로잡는 데 악영향을 미친다. 타선 짜임새가 잡혀가고 있으나 장기레이스는 결국 마운드 싸움. 여전히 한화는 다음날 선발투수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NC 추격은 의외로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으로 NC의 선전이 한화 외의 다른 팀에도 자극제가 된다. 한 야구인은 “NC에 지거나 루징시리즈를 하는 건 장기레이스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다른 팀에 패배하는 것과 막내구단에 패배하는 건 기분이 미묘하게 다를 것”이라고 했다. 한 마디로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는 의미. 자존심이 상하지 않으려면 기존 구단들이 더욱 분발하면 된다. 리그 전체적으로 건강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막내구단 NC의 선전. 리그 전체, 그리고 나머지 8개 구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NC 선수들(위, 가운데), 한화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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