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연기돌이 영화로 발을 넓혔다. 안방을 주름잡은 연기돌이 스크린까지 영역을 확장,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려 하고 있다.
하지만 연기돌의 무분별한 스크린 등장은 영화 스스로 제 살 깎아먹기를 하는 결과를 냈다. 그들의 기분(?)을 위해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적지 않은 연기돌이 영화 출연 후 상처를 안은 채 씁쓸히 떠나갔다. 영화의 경우 미스 캐스팅을 지적받으며 단 한 명의 배우 때문에 몰입도가 흐트러졌다는 쓴 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연기돌이 극장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영화계 역시 연기돌에게 러브콜을 보내거나 그들의 충무로 입성을 위해 문을 열어준다. 마치 연기력이 떨어지는 일부 연기돌이 극의 몰입도를 흐트러뜨리는 것 쯤 감수하고 가겠다는 영화계의 '울며 겨자 먹기'로 보일 정도다.
연기돌들을 떠안고 가는 것은 그들이 지닌 스타성 때문이다. 홍보는 물론 투자, 판매까지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 실제 연기돌 캐스팅의 이점을 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가 영화 '뜨거운 안녕'의 이홍기다.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의 보컬이기도 한 이홍기는 트러블 메이커 아이돌가수와 시한부 환자들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뜨거운 안녕'으로 스크린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아역배우 출신인 만큼 이홍기는 앞서 미흡한 연기력을 지적받았던 다른 연기돌과 달리 연기력 논란을 피해가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홍기의 파워는 곳곳에서 발휘됐다. 영화 개봉 전 '이홍기가 출연하는 영화', '이홍기의 스크린 데뷔작', '이홍기가 실제 아이돌 가수로 나오는 영화' 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개봉 전 이미 일본,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등에 선판매 됐다. 일본의 관심에 힘입어 곧 일본 프로모션에도 나설 예정이다.
'뜨거운 안녕' 해외 세일즈 및 국내배급을 맡고 있는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측도 "유쾌한 웃음과 더불어 음악과 감동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스토리, 그리고 아시아의 차세대 유망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이홍기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점이 아시아 바이어들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홍기의 스타성을 높게 평했다.
이런 모습은 영화계가 연기돌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이홍기 덕분에 '뜨거운 안녕'은 부담을 덜었다. 이미 해외에 선판매 된 덕분에 개봉 후 100만 관객만 동원하면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많은 영화들이 '뜨거운 안녕' 같은 그림을 원하며 연기돌에게 자신의 품을 내어준다. 연기돌이 자신의 영화에 도움이 되기를. 하지만 진짜 배우로서도 손색이 없는 연기돌을 만나지 못하는 이상 영화계의 제 살 깎아먹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뜨거운 안녕'에 출연한 이홍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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