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태균 연속경기출루. 이젠 의미가 달라질 수도 있다.
한화 김태균. 지난해 9월 27일 인천 SK전부터 지난 28일 잠실 LG전까지 50경기 연속 쉬지 않고 1루를 밟았다. 연속경기 출루 1위는 2001년 6월17일 마산 현대전부터 2006년 4월8일 대구 삼성전까지 기록한 펠릭스 호세의 63경기. 국내 선수로 한정할 경우 1위는 2000년 5월3일부터 7월13일까지 기록한 박종호의 59경기다.
김태균의 연속출루행진이 신기록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기록을 이어갈 경우 6월 11일 대전 LG전서 박종호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6월 15일 부산 롯데전서 호세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다. 만약 호세 기록을 뛰어넘을 경우 역대 최다 연속경기출루 디 데이는 6월 16일 부산 롯데전이다. 물론 그때까지 한화 경기가 비로 취소되지 않을 경우다. 아직 거리가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김태균이 보여준 페이스. 주변 환경 등을 감안하면 마냥 불가능하지도 않아 보인다.
▲ 한화타선 슬픈 현실 반영? 그래서 더욱 대단하다
김태균의 50경기 연속출루엔 한화 타선의 안타까움이 숨어있었다. 김태균은 올 시즌 40볼넷으로 2위 KIA 최희섭의 28개에 비해 월등히 많다. 김태균이 올 시즌 43경기에 출루했으니 거의 매 경기 볼넷 1개씩을 얻어낸 셈. 올 시즌 그가 안타 없이 볼넷 혹은 사구로 출루한 경기는 12경기. 5월에만 무려 9경기다.
김태균은 올 시즌 4번타자로 출전하고 있다. 시즌 초반 타격감은 매우 좋았다. 4월 무안타는 단 3경기. 그러나 그를 앞, 뒤에서 감싸야 할 김태완과 최진행의 부진이 심각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태완은 실전감각을 찾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상무 혹은 경찰청이 아닌 대전고에서 공익근무로 군복무를 마쳤다. 2년간 야구를 쉬었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최진행은 시즌 초반부터 계속 무릎이 좋지 않다. 타격 밸런스를 다잡는 데 악영향을 미쳤다.
투수들은 잘 치는 4번타자 김태균을 거르면 그만이었다. 대신 중, 하위타선을 상대해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다. 한화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편차가 심하니 투수로선 마침맞은 전략. 때문에 김태균은 매 경기 볼넷 1개 얻는 게 식은 죽 먹기였다. 연속경기출루기록을 이어가는 게 수월했다. 그러나 한화 타선 흐름은 뚝뚝 끊길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김태균이 연속경기출루에 웃을 수 없었던 이유다.
▲ 김태완-김태균-최진행, 드디어 다이너마이트가 뜬다
이젠 상황이 좀 달라질 조짐. 김태완과 최진행이 드디어 김응용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최진행은 최근 5경기서 16타수 7안타 상승세다. 김태완은 최근 5경기서 17타수 4안타. 그러나 그는 1군에 복귀한 5월 14일 목동 넥센전 이후 치른 12경기 중 무려 8경기서 안타를 쳐냈다. 서서히, 꾸준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28일 잠실 LG전서는 복귀 마수걸이 결승포를 날렸다.
최진행은 무릎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시즌 초반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다. 하지만, 그는 자청해서 수비를 하길 원했다.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데 지명타자보단 수비를 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외야 수비를 나간 최진행은 확실히 타격 리듬도 물올랐다. 28일 경기서는 무릎 통증 속 지명타자 출장. 현재 흐름만 봐선 김태완-김태균-최진행 클린업트리오가 시너지효과를 과시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세 사람이 4안타를 합작한 28일 잠실 LG전. 희망이 엿보였다.
김태완과 최진행의 상승 모드가 김태균에게 미치는 영향.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당연히 김태균을 의도적으로 거르는 상황이 확 줄어들 수 있다. 앞, 뒤 타자가 더욱 막강하다면 반대로 김태균에게 정면 승부하는 비중이 늘어나기 마련. 김태균으로선 정상적으로 타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는 의미. 당연히 연속경기출루 기록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여전히 국내 정상급 타격 기술을 갖고 있는 김태균. 정상적으로 승부만 한다면, 연속출루 기록도전은 그 의미가 배가될 전망이다.
▲ 연속출루 신기록? 이젠 김태균 자신과의 싸움
사실 김태균의 5월 타격 컨디션이 뚝 떨어졌다. 4월 타율 0.343에서 5월 0.241로 수직 하락했다. 투수가 그에게 치기 쉬운 볼을 던지지 않으려고 하니 타격감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선구안 좋은 그도 인간이다. 조급해졌다. 이달 들어 유인구에 솎아 아웃 당하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고전했다. 아무래도 타격감이 떨어지는 상황에선 대기록도 쉽지는 않다. 김태균은 최근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김태완과 최진행의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땐 김태균의 대기록 도전 의미가 반감됐었다. 이젠 확실히 상황이 달라졌다. 김태균이 제대로 대기록에 도전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기록의 가치 자체를 높일 기회를 맞이한 것이다. 지금 이 시점부턴 김태균 본인이 타격감과 컨디션을 어느 정도 유지하느냐가 연속경기출루 신기록 도전의 관건이다. 김태균이 좀 더 힘을 내야 할 때다.
[김태균(위), 최진행(가운데), 김태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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