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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첫 완봉으로 자신의 주가를 끌어올린 류현진이 이제는 특급투수 반열에 도전한다.
류현진은 지난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9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완봉승을 거뒀다. 탈삼진 7개를 만드는 동안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은 하나도 없는 완벽한 투구로 류현진은 5월이 지나기도 전에 6번째 승리를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류현진은 이번 시즌 36경기에 선발 등판해 230⅔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217개를 잡고 19승 6패로 시즌을 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수학적 계산일 뿐, 여름이 찾아오고 긴 이동거리와 시차로 인한 피로가 점차 누적되면 미국에서 첫 시즌을 맞은 류현진은 잠시 주춤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 온 대부분의 투수들은 미국에서 보낸 첫 시즌에 전반기보다 후반기 들어 더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도 지난 시즌 전반기 10승 5패, 평균자책점 3.59이던 것이 후반기에는 6승 4패, 평균자책점 4.26이 됐다.
류현진 또한 지금은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언제 위기가 찾아올지 모른다. 단순 계산으로 나온 36경기 등판과 230⅔이닝 소화를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30경기 이상 마운드에 올라 210이닝을 버틸 수 있다면 충분히 특급투수라 할 수 있는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다.
30경기 이상 나와 210이닝이 넘도록 마운드에 머물러 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30경기 이상 등판해 21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는 단 8명에 불과했다. 아웃카운트 2개가 모자라 이를 충족시키지 못한 맷 레이토스(신시내티 레즈)를 포함시킨다 해도 9명이다.
이들 8명 가운데 7명은 최소 14승 이상을 거뒀다. 162경기가 벌어지는 동안 선발 로테이션에서 3주 이상 이탈하지 않고 거의 매 등판마다 평균 6이닝 이상을 꾸준히 해준 투수들에게 돌아간 보상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클리프 리(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우는 지난해 211이닝(선발 30차례)에서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하고도 6승 9패로 시즌을 마쳤다. 지독한 불운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같은 팀의 콜 해멀스가 선발 31경기에서 215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05로 리와 성적이 비슷했지만 17승(6패)을 따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리를 제외한 7명 중에서는 두 명의 클레이튼인 커쇼(LA 다저스)와 리차드(샌디에이고 파드리스)만이 14승에 그쳤을 뿐, 모두 16승 이상을 해 15승을 돌파했다. 30경기 이상 등판하려면 부상이 없어야 하고, 크게 부진해도 곤란하다. 8명 중 리차드(3.99)를 제외하면 리의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았을 정도로 이들은 상대 타선에 쉽게 점수를 주지 않았다.
그야말로 30경기 이상 등판해 210이닝을 넘기는 것은 리그 특급 투수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류현진은 개막 이후 훌륭한 피칭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지금의 페이스가 다소 수그러들더라도 210이닝을 넘길 수는 있다. 단, 30경기 등판으로는 힘들다. 팀이 치를 162경기를 5로 나눈 수치(32.4)보다 조금 큰 33경기 이상 나선다면 도전해볼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지난 11경기를 통해 증명한 류현진이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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