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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극본 권기영 연출 손정현)이 정치와 사랑의 공통점을 내세우며 해피엔딩으로 종영했다.
29일 방송된 '내 연애의 모든 것' 최종회에서는 여당과 야당의 대표주자로서 사랑에 어려움을 겪던 김수영(신하균)과 노민영(이민정)이 결국 재회해 결혼에 골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수영은 대한국당을 탈당해 신당을 창당했고, 노민영과 결혼하기 위해 새로운 인생을 다짐했다. 시민으로 돌아온 노민영 2년만에 만난 김수영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행복을 찾았다.
▷'내 연애의 모든 것', '성역' 정치를 꼬집다.
16부작의 대장정을 마친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성역으로 불린 정치를 배경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그리며 신선함을 전했다. 현실 정치와의 괴리감에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하며 시청률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수영과 민영의 좌충우돌 사랑 이야기 중간 중간 담긴 정치 풍자는 신랄했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소수정당 녹색정의당 민영의 연설을 통해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암묵적으로 제시했고, 국회에서 양보없이 다투던 여야 의원이 밤에는 지하 룸에서 양주를 마시는 장면을 방송하며 현실 정치를 꼬집었다.
긴 머리의 김수영과 젊고 예쁜 노민영의 모습에 실제 국회의원의 모습을 투영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편안함 속에서 마냥 웃고 넘길 수 없었던 정치풍자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던져 줬다.
실제 정치권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내 연애의 모든 것'은 국회의원 보좌관을 비롯해 정치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시청률 1순위였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비록 전체 시청률에서는 수목극 최하위를 면치 못했지만 그간 소재의 무거움과 예민함으로 쉽게 다뤄지지 못했던 정치를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치로 안방에 전달했다는 성과는 무시할 수 없다.
▷'하균신' 입증한 신하균, '로코퀸' 역량 발휘한 이민정.
'내 연애의 모든 것'이 정치라는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할 수 있었던 것에는 배우 신하균과 이민정의 호연이 뒷받침돼 가능한 것이었다.
신하균은 '하균신'이라 불릴 정도로 방송 관계자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인정 받은 자타공인 '믿고 보는' 배우이다. 지난 2011년 11월 방송된 KBS 2TV 드라마 '브레인'에서는 신들린 연기를 보여주며 그 해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영화에서 닦은 내공을 안방에 선사한 신하균 파워는 신선하고 강했다.
신하균은 극중 대한국당 김수영 역으로 여당이지만 자신만의 정치 신념을 가지고 있는 이상적인 정치인을 그려냈다. 또 노민영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특유의 매력으로 소화해 몰입감을 높였다. 정치와 사랑에 있어 항상 치열했고 솔직했다. 신하균은 다소 현실과 동떨어져 보일 수 있는 김수영 캐릭터를 역동적인 대사표현과 진솔한 감성연기로 소화했다. 때로는 코믹한 제스처로 웃음을 선사하며 친근함을 불러 일으켰다.
이민정 역시 그간의 연기와 비교해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열정적인 정치인의 모습 뒤에 순수함과 여린 감성을 가진 노민영을 연기한 이민정은 과거 '그대 웃어요'에서 각광 받았던 로맨틱 코미디 연기를 떠올리게 했다. 정치에 웃고, 사랑에 우는 노민영의 인생을 실감나게 표현해 그간의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켰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은 정치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며 방송 전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극중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매력을 살려내며 정치와 로맨틱 코미디를 잘 요리해 선보였다.
이날 최종회에서 노민영과 사랑에 골인한 김수영은 신당 창당 연설에서 정치와 연애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시사하며 서로에 대한 양보와 배려, 초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투다가도 다시 손을 잡고 걸어간다. 그러다 보면 그들도 나와 같음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초심을 기억해야 한다. 어느 의원이 처음에 부정부패 하겠다는 생각을 하겠나. 시작의 그 순간에는 진심이었던 순간이 있지 않을까. 그 마음을 되찾을 수 없는걸까."
['내 연애의 모든 것' 최종회 신하균-이민정. 사진출처 = SBS 방송화면 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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