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문학 김진성 기자] “출전하면 고맙죠.”
SK 박경완이 포수 최고령 타자 출전 기록을 세웠다. 박경완은 지난 28일 1군에 등록됐고, 마침내 30일 인천 삼성전서 올 시즌 첫 출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1군에서 말소된 뒤 약 10개월만에 1군 경기에 나섰다. 그는 6회 김광현-조인성 배터리가 한꺼번에 교체되자 6회 1-5로 뒤진 상황에서 이재영과 호흡을 맞춰 포수로 출전했다.
박경완은 6회부터 9회까지 4이닝을 끝까지 소화했다. 여전히 미트질, 투수를 이끄는 능력이 살아있었다. 특히 아직 경험이 부족한 진해수와 호흡을 맞출 때 진가가 빛났다. 1사 후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주자 의식적으로 천천히 일어나서 볼을 건넸다. 진해수가 자신의 투구리듬을 찾도록 배려한 것. 진해수는 강봉규에게도 볼넷과 도루를 내줬으나 정형식을 삼진 처리했다.
박경완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7회 직전 타석에서 안타 2개를 때리며 타격감이 좋은 정형식을 8구 접전 끝 삼진으로 처리하게 했다. 정형식에게 직구 승부를 하다 변화구로 삼진을 처리한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이후 8~9회엔 셋업맨 전유수와 마무리 박희수와도 호흡을 맞춘 끝에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수비를 마쳤다. 물론 투수와 야수가 집중력을 발휘한 덕분이었으나 박경완의 안정적인 투수리드 역시 좋았다.
타석에도 들어섰다.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지만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구위가 살아난 안지만을 상대하기에 박경완은 아직 1군 실전 타격감각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때 타석에 들어서면서 만 40세 10개월 19일만에 포수 최고령 타자 출장 신기록을 세웠다. 직전 기록은 김동수 코치의 40세 9개월 19일이었다. 1개월을 연장한 것. 박경완이 앞으로 계속 타자로 출전할 경우 이 기록은 계속 경신된다.
박경완에게 계속 출전기회가 돌아갈 것인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이만수 감독은 일단 주전 포수를 조인성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 경기 전 만난 박경완은 양쪽 아킬레스건 수술 여파로 살이 상당히 빠졌다가 최근 다시 찌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현재 몸무게는 82~84kg. 그는 타격 훈련을 마친 뒤 “잘 안 되네요”라면서도 “근육은 많은데 지방이 좀 있어야 야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야구선수로 뛰는 데 최적화된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
그는 “경기에 나가든 나가지 않든 스트레스를 받는 건 없다”라고 일축하면서도 경기에 언제라도 나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프로다운 모습. “언제나가도 좋으니 나가면 고맙죠”라는 박경완. 결국 6회 소원을 풀었다. 박경완이 앞으로 1군에서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박경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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