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MVP(박병호)와 신인왕(서건창)을 배출했다. 여기에 리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었던 브랜든 나이트와 2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낸 앤디 밴 헤켄도 있었다. 가장 뛰어난 선수와 가장 뛰어난 신인, 가장 뛰어나다고 말해도 손색없는 투수가 있었지만 정규시즌 성적은 61승 3무 69패로 6위였다.
이유는 하나였다. 다른 선수들이 이들을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제외하고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 선수가 적었으며 주전과 비주전간 실력차가 크다보니 후반기들어 주전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전반기 성적을 잇지 못하고 6위로 마무리했다.
넥센은 올시즌에도 시즌 초반 질주하고 있다. 31일 현재 28승 14패로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공동 선두다. 여기까지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넥센은 당시 1위 SK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져 2위였다. 때문에 '혹시나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염 감독의 말에 수긍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넥센은 올해 'Team'이란 무엇인지 여실히 알려주고 있다. 지난해는 선수 몇 명에 의존해서 경기를 풀어갔다면 올해는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치며 승수를 쌓고 있다. 선수 구성은 지난해와 다를 것이 없지만 팀 자체가 탄탄해진 느낌을 준다.
한 가지 예로 염 감독에게 '백업 선수'는 한 가지 의미가 아니다. 경기 중후반 들어서는 백업 선수와 주전 선수가 부상을 당했을 때 단기간동안 주전으로 나서는 백업 선수가 있다. 그리고 염 감독은 시즌에 들어가기 전부터 선수들에게 해당 선수들의 '역할'을 정해줬다.
자칫 선수들에게는 시즌 전부터 들은 "주전이 아니다"란 말이 의욕을 잃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그들을 이해시켰고 백업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찾아오는 기회를 어김없이 살리며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주전은 주전대로, 백업은 백업대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사이 강팀으로 변모했다.
여기에 지난해처럼 각 포지션별 1등 선수는 별로 없지만 선수들 대부분이 수준급 활약을 펼치다보니 기복이 적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져 공동 선두에 올라있으면서도 무리하지 않는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리고 이는 염 감독이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수 구성만 본다면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없는 넥센이다. 순위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올시즌 넥센이 더욱 강해보이는 것은 진정한 팀이 됐기 때문이다.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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