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주일에 1경기.
SK가 특별한 경험을 하고 있다. 1주일에 단 1경기 치르는 일정이다. SK는 이번주 30일 인천 삼성전 외엔 경기가 없다. 원래 주말 3연전 일정 없이 4일 휴식기가 준비돼 있었다. 여기에 지난 28~29일 인천 삼성전이 우천 취소되면서 1주일에 1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에 SK는 30일 경기서 총력전을 펼쳤다. 실제 패배했으나 활용할 수 있는 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SK의 이번 사례는 다른 팀들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 휴식기 전후로 우천취소경기가 나올 수 있다. 또 SK와 삼성의 경우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휴식을 갖는다. 한여름 레이스를 코 앞에 두고 장기휴식에 대처하는 법을 강구해야 한다. 순위싸움의 중대한 변수다.
▲ 선발 불펜 대기한 SK, 이해한 삼성
4일 휴식기를 맞이할 팀이 직전 경기서 마운드 총력전을 펼칠 것이란 예상은 누구나 했다. 그러나 실제로 대다수 현장 감독은 극단적인 마운드 운용은 지양했다. 선발투수에게 소위 말하는 불펜 아르바이트를 시키는 사례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훨씬 더 많다”는 게 감독들의 생각. 어차피 장기레이스이기 때문에 순리대로 풀어야 한다는 의미.
SK는 특별했다. 1주일에 1경기 치르는 일정. 이만수 감독은 “4~5일간 안 던진 투수가 수두룩하다”라고 했다. SK는 30일 직전 마지막 경기였던 26일 잠실 LG전서 크리스 세든이 완투했다. 25일 경기도 조조 레이예스와 박희수만으로 끝냈다. 이쯤 되면 실전감각 유지 차원에서라도 주요 투수들의 실전 등판이 필요한 상황.
이 감독은 이날 4일 쉰 레이예스를 다시 선발 등판시켰다. 이후 또 4일을 쉬기에 선발로테이션 운영에 문제가 없다. 이어 “김광현과 윤희상도 불펜에 대기한다”라고 했다. 실제 레이예스가 초반 연이어 얻어맞자 1⅓이닝만에 강판됐다. 이어 선발 요원 김광현을 등판시켜 3⅓이닝을 던지게 했다. 김광현 역시 구원이었으나 24일 잠실 LG전 선발 등판 이후 6일만의 등판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런 사정을 미리 전해들은 삼성 류중일 감독도 “SK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라고 이해했다.
SK의 마운드 총력전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레이예스가 2회 2사에서 내려간 뒤 불펜 투수들이 6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기 때문. 하지만, 4일 쉰 레이예스를 선택한 건 패착이 됐다. 김광현 혹은 윤희상을 선발로 내고 반대로 레이예스를 불펜 대기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레이예스는 선발로만 던져 구원이 익숙하지 않다”라고 했다.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본 것이다.
▲ SK 사례, 다른 팀은 어떻게 대처할까
SK의 케이스. 남의 일이 아니다. 홀수구단체제에선 다른 팀도 이런 일정을 언제든지 받아들 수 있다. 삼성도 마찬가지. 올스타 휴식기 직전 2연전서 휴식을 갖는 삼성도 7월 14일 대구 한화전 이후 23일 대구 NC전까지 8일간 경기가 없다. 1주일에 1경기도 안 하는 것. 류중일 감독은 아직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진 않은 눈치. 일단 “SK로선 그럴 수 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삼성으로선 7월 14일 경기를 비롯해 12일~14일 한화와의 홈 3연전서 총력전을 펼칠 환경이 조성될 전망. 14일 경기서는 상황에 따라 선발투수의 불펜 등판 시나리오도 예상해볼 수 있다. 더구나 삼성은 심창민, 권혁의 1군 복귀가 임박했다. 6월부터는 100% 마운드 운용을 꿈꾼다. 어느 투수를 낼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다른 팀들도 최상의 마운드 활용법을 구상할 전망.
▲ 단순한 휴식 아니다? 휴식기를 맞이하는 자세
류 감독은 휴식기를 맞이하는 팀의 자세에 대해 강조했다. 류 감독은 “체력적으론 분명 도움이 된다. 4일 휴식을 치른 팀이 직후 3연전서 성적이 좋은 건 이유가 있다”라고 했다. 체력 세이브와 함께 전력을 정비할 기회를 얻는 것. 이어 류 감독은 “4일 휴식을 하면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 된다.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는 준비의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라며 “굉장히 중요한 기간이다”라고 했다.
류 감독에 따르면 휴식기에 단순히 휴식뿐 아니라 평소 빡빡한 일정 속에서 하지 못했던 걸 할 수 있다고 했다. “평소에 부족했던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할 수 있다. 매일 경기를 치르면서 하지 못했던 훈련이 꼭 있다”라고 했다. 예를 들어 휴식기를 수비 혹은 작전에 관한 조직력을 집중적으로 다잡을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이어 “상대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밖에 선수들도 한번쯤 자신을 돌아보며 재정비를 할 수도 있다.
홀수구단 체제에서 불쑥 생겨버린 4일 휴식기. 비가 자주 내릴 여름철엔 6~7일 이상의 뜻 하지 않은 장기 휴식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휴식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는다면 휴식 후 재개할 레이스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SK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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