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한 베이루트, 레바논 대표팀도 정규군 경계속에 훈련

[마이데일리 = 레바논 베이루트 김종국 기자]레바논 대표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를 앞두고 정규군의 지원을 받으며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레바논 대표팀은 1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스타디움서 훈련을 소화하며 오는 5일 치르는 한국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홈경기를 대비했다. 이날 경기장에 레바논 대표팀 선수들이 모습을 나타내기전 레바논 정규군이 소총으로 무장한채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레바논 대표팀 선수단이 하나둘씩 경기장에 모이며 훈련을 소화했다. 레바논 선수단이 운동장에서 몸을 푸는 사이 운동장 주위를 돌아다녔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국 취재진들에 대해 경기장 관계자는 레바논 정규군 주둔지와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인접해 있기 때문에 사진을 촬영할 경우 총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레바논 정규군 일부는 최근 주둔지를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가 열리는 카밀 샤문 스포츠시티스타디움으로 이동했다. 특히 이번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 인근에는 헤즈볼라 본거지와 팔레스타인 난민촌이 300m 거리에 인접해 있다.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난민촌 사이에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30일 기관총과 수류탄을 난사하는 총격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시리아 반군의 배후세력으로 추정되는 알 카예다가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숨어있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베이루트 시민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어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레바논의 최근 정세는 불안하다. 시리아 정부를 지지하는 것을 발표한 헤즈볼라는 지난 27일 시리아 반군으로 추정되는 세력으로부터 로켓포 공격을 받기도 했다. 3발의 로켓포 중 한발이 한국대사관 인근 2km 지점에서 폭발해 붉은악마의 레바논 원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한국과 레바논전이 열리는 베이루트 시내는 긴장감과 여유가 공존하고 있다. 시내 곳곳에는 실탄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지만 이런 모습은 베이루트 시민들에게 일상적인 상황이다.

레바논의 부커 감독은 대표팀이 자국 정규군의 경계속에 훈련하는 상황에 대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나 역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냈다.

[레바논 대표팀 선수단이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순간 레바논 정규군이 경계를 펼치는 모습. 사진 = 베이루트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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