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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데뷔 45년을 맞은 60대 가수와 올해로 데뷔 30년을 맞은 50대 가수와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조용필(63)과 이문세(54). 이들은 무수한 추억이 담긴 수많은 히트곡과 아이돌 못지않은 열정, 오랜 공연 경험을 토대로 한 관록을 무기로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며 남녀노소 세대를 아우르는 통합의 무대를 일궈냈다.
조용필은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2013 조용필&위대한탄생 투어 콘서트’의 첫 포문을 열었다. 같은 장소에서 2일까지 잇달아 세 차례의 공연을 진행하는 조용필은 매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총 3만여명의 관객을 입추의 여지없이 불러들였다.
조용필은 최근 데뷔 45주년 기념 개인적으로는 10년만에 정규 19집 앨범 ‘헬로’를 발매했고 그의 ‘원조 오빠 부대’의 지지를 뛰어넘어 가히 신드롬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같은 앨범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보태졌던 터라 1년 반만에 연 조용필의 단독 공연에는 더욱 10대부터 80대까지, 노부부부터 풋풋한 커플들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함께 자리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19집 수록곡들을 비롯해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 ‘친구여’, ‘큐(Q)',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꿈’, ‘모나리자’ 등 록, 발라드, 트로트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히트곡을 선보일 때는 절로 관객과 추억을 교감하며 떼창의 진수를 보였다.
뜨거운 성원에 조용필은 변함없는 목소리와 녹슬지 않은 무대 매너로 화답했다. 그의 무대에는 단 한 명의 게스트도 없었다. 약 2시간 반 가량 진행된 공연에서 그는 흐트러짐 없이 홀로 30여곡의 곡을 쉴새없이 들려줬다.
60대라고는 믿기기 힘들 정도로 목소리에는 쩌렁쩌렁한 울림과 힘이 있었고, “음의 밝기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는 그의 말처럼 뮤지션으로서 완벽한 자기 관리와 피나는 연습의 결과 임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또 최첨단의 조명, 영상, 음향 시설 등이 더해지며 차원이 다른 완성미를 자랑했다. 360도 서라운드 스피커의 짱짱한 사운드와 아티스트의 모션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인터렉티브한 영상을 구현하는 미디어월, 3층 관객석 전체에 둘러진 아레나 LED 영상과 6m 높이까지 공중으로 떠올라 객석 쪽으로 이동하는 무빙 스테이지로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모으고 보는 재미를 더했다.
반면 이문세는 1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만드는 남자, 대한민국을 유쾌하게 만드는 남자, 대한민국에서 공연 제일 잘 만드는 남자 이문세, 대.한.민.국 이문세’라는 모토로 데뷔 3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콘서트를 통해 이문세는 무려 5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자신의 가수 인생 사상 최대 규모의 공연 개최라는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공연기획사 무붕 측에 따르면 이날 공연은 4만 8500석이 유료 티켓으로 판매 되며 올해 개최된 단일 공연 사상 최고의 관객 동원력을 보였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티켓 예매사이트 인터파크 집계 결과 이문세는 콘서트 연간 차트에서 6.1%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그의 공연 역시 조용필과 마찬가지로 오랜 중장년 팬들에 국한하지 않고 어머니와 딸이, 온 가족이 함께 남녀노소 구분없이 모여 하나의 축제로서 즐겼다는 것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문세는 ‘알 수 없는 인생’, ‘난 아직 모르잖아요’,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애수’, ‘파랑새’, ‘가을이 오면’, ‘옛 사랑’, ‘빗속에서’, ‘휘파람’, ‘조조할인’, ‘광화문 연가’, ‘붉은 노을’ 등 셀 수도 없이 히트곡들을 쏟아내며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관객들을 쥐락펴락, 공연장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또 5만명을 수용한 만큼 규모 면에서도 큰 스케일을 자랑했다. 오케스트라와 백대서 등 무려 600여명의 스태프가 동원됐으며, 무대가 먼 관객들을 배려한 대형 스크린과 넓은 공연장을 이동할 수 있는 돛단배 모양의 무대로 관객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갔다.
게스트 역시 블록버스터급으로 커다란 볼거리였다. 성시경, 윤도현, 김범수 등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는 물론이거니와 그의 절친한 지인들 박수홍, 박경림, 홍진경, 이금희, 안성기, 박찬호, 송종국, 우지원, 김규리 등을 비롯해 김완선, 김태우, 로이킴, 정준영, 허각, 노을, 가희, 알리, 이수영, 양동근, 이정 등 후배 가수들까지 다양한 분야의 약 25명의 게스트들이 함께 해 그의 공연을 축하했다.
이문세 역시 갑상선암 수술이란 위기를 잘 극복하고 뮤지션으로서 자기 관리의 힘을 보였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공연에서 앙코르 무대까지 숨돌릴 틈 없이 팽팽하게 즐길 수 있게 했고 음악과 함께 오랜 시간 DJ로 활약하며 다져온 그의 전매특허 입담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변함없는 목소리로 5만 관객을 아울렀다는 것에서 조용필과 함께 대선배의 관록과 위엄을 엿보이게 한 공연이었다.
[조용필(위)과 이문세(아래). 사진 = 인사이트 엔터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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