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과연 얻은 건 무엇일까.
한화는 2일 대전 NC전을 끝으로 4일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이번주에는 SK와의 주말 인천 원정 3연전만 치르는 여유있는 일정. 그러나 몸과 마음은 급하다. 한화는 4일 대전에서 1,2군 홍백전을 실시했다. 선수를 거의 섞지 않고 김응용 감독의 1군과 이정훈 감독의 2군이 맞대결을 치렀다.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각 팀이 4일 휴식기에 휴식과 훈련을 병행했지만, 실제로 실전연습경기를 치른 팀은 없었다.
한화 관계자는 “과거 이광환 감독 시절 올스타브레이크에 1,2군이 연습경기를 치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 중 1,2군이 맞대결을 치른 기억은 없다”라고 했다. 8개 구단 체제에선 시즌 중 이런 휴식기 자체가 없었다. 또 1군과 2군이 동시에 일정이 비는 케이스도 희귀하다. 시즌 중 1,2군 홍백전은 사실상 9개구단 최초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이번 1-2군 홍백전은 김응용 감독이 지시한 것이다. 김 감독은 그동안 퓨처스 경기를 제대로 챙겨보지 못했다고 한다. 시즌을 치르면서 이 감독에게 보고만 받아왔다. 김 감독은 원래 퓨처스 경기를 최대한 많이 찾아가서 지켜보려고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해 찝찝해 했다는 후문. 마침 퓨처스 팀도 일정이 없어 대전으로 불러 1-2군 홍백전을 치르게 됐다. 김 감독은 홍백전서 1군 팀을 지휘했으나 사실은 2군 선수들을 지켜보기 위한 결정.
김 감독의 심증이 유추가 된다. 최하위에 빠진 팀 사정. 뚜렷한 반등 요소가 보이지 않는 실정. 허약한 선수층 등 김 감독으로서도 한화 1군을 이끌어가고 장기레이스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다. 이에 2군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1군에서 통할 옥석을 고르고 싶어했다는 후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감독님이 휴식기지만 실전 경기가 필요하다고 봤다. 2군 선수들을 서류로만 보다가 직접 확인했다. 2군 선수들에게도 기회”라고 했다.
현재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강동우, 고동진 등은 경기출전이 필요한 상황. 4일 휴식기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런 선수들에겐 2군이라고 해도 가볍게 뛰면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한화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홍백전서 김태균이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등 그동안 비중이 높았던 선수들에겐 휴식이 주어졌다. 뛸 선수는 뛰고, 쉴 선수는 쉬었다는 의미.
결국 김 감독은 2군 선수들의 경기력을 눈 앞에서 체크했다. 최근 시즌 초반 기대주로 점 찍었던 선수들 대신 기존 베테랑들의 활용도를 높인 상황. 이번 1-2군 홍백전을 통해 다시 한번 선수단 운영에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이날 홍백전 이후 향후 한화 1군 엔트리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4일 휴식기에 실전경기를 치르면서 문제점을 체크하고 1-2군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심어준 건 고무적이다. 1군 주전들에게 건전한 긴장감을 심어주는 동시에 2군 선수들에겐 기회였다. 1,2군이 동시에 일정이 없었기에 가능한 홍백전. 한화가 휴식기를 보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한화가 안고 있는 어려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보면 된다. 감독이 2군 경기력을 체크하기 위해 1군과 맞대결을 치른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화엔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마무리 송창식의 피로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 대안이 보이지 않는 게 더 큰 문제다. 본격적인 여름 승부에 돌입한 시점. 송창식의 과부하를 덜어줄 불펜 투수를 찾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김 감독이 이날 홍백전을 통해서 어떤 해법을 찾았을지 궁금하다.
[한화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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