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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마녀사냥은 중세 유럽에서 시작됐다. 초기 마녀사냥은 기독교를 위협하는 악마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됐지만 점차 부유하거나 혼자 사는 여성이 이유 없이 희생됐다. 마녀로 인식된 여성을 단죄함으로써 얻는 마음의 위안은 대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냈고, 사회적 구조로 발전했다. 근대 인권이 중시되며 마녀사냥에 대한 반성이 촉구됐지만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한 사람을 향한 집단적 광기는 논리적 근거를 상실했고, 처형에서 비난으로 변질돼 현대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 잔인함은 여전히 유지한 채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마녀사냥'은 '연예인사냥'으로 대변된다. 대중은 연예인에 관한 일이라면 호기심을 보인다. 속칭 '증권가 찌라시'는 그 자체로 기정사실화 된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라는 속담이 신뢰를 부추긴다. 루머는 작성자가 누구든 그 내막이 어떻든 그 자체로 사람들의 인식에 각인되고, 당사자는 평생 낙인을 안고 살아간다. 이보다 더 안타까운 마녀사냥이 또 있을까. 대중은 왜 연예인의 루머에 관심을 가질까.
연예인은 대중을 위해 존재하며 대중이 있어야 존재한다. 여기서 갑과 을의 관계가 형성된다. 사랑과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부유함과 명예를 얻었다면 대중의 관심이 지나치더라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중이 연예인의 사생활을 알 자격이 있다는 인식으로 귀결된다.
무엇보다 잘생기고 예쁜 연예인은 항상 관심의 대상이다. 화려한 이들의 모습에 어떤 이는 연예인을 연인처럼 아끼고, 어떤 이는 그들의 가치관을 거울삼아 내 삶을 반영한다.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다른 이성과 교제하거나, 내가 존경하며 삶의 지표로 삼고 있는 연예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면 그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연예인의 루머는 항상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실 여부를 떠나 비난을 불러일으킨다.
'불구경, 싸움구경이 가장 재밌다'는 말처럼 남의 불행에서 사람들은 재미를 찾는다. 연예인의 루머도 진위 여부를 떠나 그 자체로 재밌다. 한 사람의 치부는 연민의 관점이 아닌 눈요기에 불과하다. 불구경, 싸움구경에는 끝이 있지만 루머에는 끝이 없다. 이미지로 대변되는 연예인에게 루머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평생을 따라다닌다. 이는 당사자는 물론 주변 가족에게도 아픔을 주고 연예인의 삶뿐만 아니라 인간적 삶마저 영위하기 힘들게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SNS에는 '증권가 찌라시'가 횡행한다. 인터넷의 발달은 연예인의 루머를 더 빠르고 멀리 전파하고 있다. 이 같은 루머가 사람들을 마녀사냥의 주체로 만들고 있다. 루머를 보고 있는 우리는 사실 여부를 떠나 분노하고 비난하면서 바보가 되어 가고 있다. 배우는 작품 속 연기로, 가수는 무대 위에서 감동어린 노래와 화려한 춤으로, 개그맨은 살신성인 웃음으로 대중에 비춰질 때 가장 아름다운 것 아닐까.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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