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우승 후보의 면모는 어디로 간 것일까.
올 시즌이 열리기 전, 두산은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삼성, KIA와 함께 두산을 '3강'으로 분류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러한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는 듯 했다.
그러나 10일 현재 두산의 순위는 6위로 처져있다. 오는 11일부터 SK와 3연전을 치른다. 7위인 SK와는 불과 1경기차. 6위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 선발 왕국을 꿈꿨던 두산
많은 전문가들이 두산을 우승 후보로 꼽았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선발투수진에 있었다. 지난 해 두산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필두로 노경은, 이용찬 등 토종 우완투수들의 약진에 힘입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김진욱 두산 감독도 취임 첫 해의 성과로 "선발투수진의 틀을 갖춘 것"이라고 자평한 바 있다.
여기에 2010년 14승을 거두고 에이스 역할을 해낸 켈빈 히메네스가 복귀하고 지난 해 후반기에 나아진 모습을 보인 베테랑 김선우까지 더하면 역대 최강의 선발투수진이 탄생할 것으로 점쳐졌다.
두산은 지난 겨울 히메네스와의 계약을 발표했지만 히메네스는 결국 부상으로 일찌감치 낙마했고 일본프로야구 출신인 맥시모 넬슨을 테스트했지만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시범경기가 한창인 3월이 되서야 새 외국인투수 개릿 올슨을 영입했다. 그러나 올슨도 시즌 3번째 등판이었던 4월 12일 잠실 롯데전에서 허벅지 통증을 느끼고 장기 공백을 보였다.
우승을 노린 두산은 FA로 홍성흔을 영입해 타선을 보강했지만 반대로 선발 요원인 김승회를 보상 선수로 내줘야 했다. 여기에 이용찬은 지난 2월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되면서 아직까지도 공백을 보이고 있다.
▲ 선발 ERA 5점대의 그늘
두산은 뜻하지 않은 전력 공백으로 시즌을 출발했음에도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보였다. 4월까지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3.10이었다.
'에이스' 니퍼트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7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등 이 기간 동안 5승 1패 평균자책점 1.58로 특급 활약을 펼쳤다. 등에 담 증세를 보이면서 선발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것도 무색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잠실 넥센전에서 5⅓이닝 9피안타 7실점으로 무너졌다. 한국 데뷔 후 최초의 7실점이었다. 마침 전날 두산은 빈볼 논란을 일으키는 등 벤치클리어링 사태를 거치며 대패해 팀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닫던 때였다. 니퍼트도 이러한 부담을 이기지 못했다.
니퍼트는 지난달 31일 잠실 넥센전에 다시 나서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제구 난조를 보이며 6이닝 10피안타 8실점을 남겼다. 또 한번 자신의 개인 최다 실점을 넘어선 아쉬운 투구였다. 한때 1점대를 유지하던 니퍼트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3.80으로 치솟았다.
팀내에서 가장 많은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72이닝을 던진 노경은은 2승 5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 중이다.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지만 지난 해의 강력함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김진욱 감독이 노경은의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해 나서는 등 삐걱거렸던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김선우의 부진이다. 빠른 공의 위력이 반감된데다 절묘한 컨트롤마저도 빛을 잃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4이닝도 소화하지 못하며 평균자책점은 5.77로 껑충 뛰었다. 벌써 6패(2승)째다.
10일 현재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4.88. 꼴찌인 한화(5.67)에 이어 '뒤에서 2등'이다. 한화와 함께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이 5점대인 유이한 팀이기도 하다. 한화의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5.95, 두산은 5.13이다. 평균자책점을 반영하듯 두산 선발투수의 전적은 12승 21패로 저조하다. 오히려 구원투수진이 쌓은 승수가 1승이 더 많다.
두산은 팀 타율 .285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지만 마운드의 끝없는 부진 속에 팀 순위는 6위로 처지고 말았다. 9개구단 중 가장 심각한 투타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두산. 올슨이 복귀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으며 이용찬이 최근 불펜 피칭을 소화하는 등 1군 마운드 합류를 앞두고 있다. 과연 두산 마운드에도 반전의 그날이 올 수 있을까.
[니퍼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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