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지금까지 좀비영화는 마니아층만 즐기는 B급 영화였다. 적어도 영화 '월드워Z'가 탄생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11일 베일을 벗은 '월드워Z'는 영리하게 진화된 좀비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호러 장르로 한정된 좀비물을 액션물로 진화시킨 것이 바로 '월드워Z'다.
미국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종합베스트셀러 1위와 함께 50주간 동안 전쟁 부문 소설 1위를 차지하며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맥스 브룩스의 소설 'World War Z'를 영화화한 '월드워Z'는 호러물로, 한정된 좀비를 액션과 접목시켰다.
'월드워Z'는 전세계를 집어삼킨 이변 속에서 그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는 인류 최후의 재난을 그린 영화다. 그 재난은 언데드, 즉 좀비들의 출연을 의미했다.
지금까지 좀비영화는 B급 오락영화였다. 살아있지도, 그렇다고 죽지도 않은 좀비들은 인간을 먹기 위해 달려들었고, 이로 인해 생겨나는 인간의 공포를 그린 것이 고작이었다. 좀비를 피해 쇼핑몰에 숨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류의 멸망을 그려왔다.
하지만 '월드워Z'는 이런 좀비들에 맞서 적극적으로 싸워나가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대항해서 싸우는 제리(브래드 피트)는 여느 재난영화가 그러하듯 가족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사투를 벌인다.
제리가 좀비와 싸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랑하는 가족이다. 가족을 위해 일을 그만둔 제리지만 또 다시 가족을 위해 UN에 복귀해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다.
숨죽이듯 천천히 인간들의 숨통을 쥐어오던 좀비는 액션이라는 장르를 만나 빠르게 진화했다. 한순간 지구 전체를 삼켜버린 좀비떼의 습격은 지금까지의 좀비보다 훨씬 더 큰 공포를 선사한다. 이는 '월드워Z'만이 가진 백미다.
이와 함께 큰 스케일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황폐화된 뉴욕 맨해튼, 로마 북서부의 바티칸시국, 멕시코, 바르셀로나, 베를린 등은 따라가기가 숨 가쁠 정도로 빠르게 펼쳐진다.
결국 블록버스터 재난영화가 좀비와 만났을 때 모습을 바로 '월드워Z'를 통해 만날 수 있다. B급 문화였던 좀비물의 영리한 진화인 셈이다.
['월드워Z' 포스터와 스틸컷(맨 위부터). 사진 = 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