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마운드 리빌딩. 참 쉽지 않다.
한화의 해묵은 과제. 마운드 리빌딩이다. 정민철, 송진우 코치의 뒤를 이을 선발투수와 구대성의 뒤를 이을 확실한 마무리투수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들이 현역시절 보여준 아우라가 너무 컸던 탓일까. 한화의 마운드 리빌딩 시스템과 투수 개개인의 준비와 마음가짐 등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때다.
11일 대전 LG전. 한화 마운드의 한계와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이날 한화 마운드는 무려 10개의 사사구를 남발하며 자멸했다. LG에 8안타만을 허용했으나 사사구를 더 많이 내주면서 11점을 헌납했다. 타선이 무려 13안타를 치고도 3점을 뽑아낸 걸 감안하면 참으로 허무한 결과였다.
▲ 한화 투수들 사사구 1위, 쉽게 쉽게 실점한다
한화는 12일 현재 리그에서 사사구를 가장 많이 내준 팀이다. 순수 피볼넷은 224개로 227개의 두산에 이어 최다 2위다. 그러나 고의사구와 몸에 맞는 볼을 합하면 275개로 두산의 274개보다 1개 더 많다. 몸에 맞는 볼이 41개로 두산 NC와 공동 최다 1위. 그만큼 한화 투수들의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의미다.
에이스 대니 바티스타를 시작으로 젊은 투수들까지 대부분 제구력 난조가 심각하다. 이날 선발로 나선 송창현도 사사구만 5개를 내줬다. 뒤이어 나온 김경태와 이태양도 사사구로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볼넷의 위험성. 타자들 입장에선 투수들의 제구력이 좋지 않을 경우 기다리며 스트라이크 존을 좁히면 그만이다. 타자로선 집중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경기 흐름을 넘겨주는 직접적 단초가 된다. 투수의 컨트롤이 불안하다는 게 노출되면서 타자들이 더욱 자신감을 갖는다. 그럴수록 투수는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수비 시간이 길어지면서 야수들의 집중력도 떨어진다. 실점 확률이 높아진다. 사사구가 포함된 이닝의 실점 확률이 안타로 만들어지는 실점 확률보다 높은 건 이유가 있다.
제구력이 들쭉날쭉한 한화 젊은 투수들이 또 다른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때문에 이는 마운드 리빌딩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최근 2군에 내려갔다가 이날 올라온 유창식, 유창식 대신 난조로 2군에 내려간 안승민. 이들은 한화 마운드의 보배들이지만, 결국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였다.
▲ 유창식 케이스, 한화 어떻게 활용할까
유창식은 한화에 특별한 투수다. 광주일고 에이스를 한화가 2011년 7억원의 계약금을 안기면서 영입했다. 7억원은 지금도 신인투수 계약금 역대 2위. 하지만, 유창식은 아직 성공 가도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선발로 조금씩 자리를 잡는가 싶었으나 올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 1승 5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1.53이다. 최근 2군에서 투구밸런스를 다잡았으니 다시 기대를 모은다. 지금은 유창식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유창식은 당장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김응용 감독의 스타일상 일단 불펜에서 투구 밸런스와 컨디션을 점검 받아야 한다. 그런 다음 상황에 따라 선발로테이션 진입을 노릴 전망이다. 유창식 개인의 미래, 한화 마운드의 리빌딩 현실만 보면 하루빨리 선발진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하지만, 제구 난조로 꾸준함을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무작정 선발진입을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화 마운드 리빌딩 선두주자인 유창식의 활용도는 한화의 또 다른 저연차급 투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전망이다. 1군에 컴백한 유창식이 꾸준히 호투할 경우 2군 강등 처방효과가 빛을 발할 수도 있다. 다른 젊은 투수들 성장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의미. 반대의 경우 한화 마운드 육성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 가능성도 대두할 수 있다. 김 감독이 장성호 트레이드 때 직접 찜한 송창현의 성장 여부 역시 마찬가지다.
팀 사사구 1위에 팀 평균자책점도 5.74로 최하위. 신생팀 NC의 평균자책점 4.42보다 불안하다. 정말 한화 마운드 리빌딩은 잘 되고 있는 것일까. 11일 LG전 사사구 10개 허용. 완패라는 결과보다 한화 마운드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게 고스란히 드러난 한 판이었다.
[유창식(위), 송창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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