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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연이어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공부의 신‘ 등 꾸준히 맥을 이어오던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국내 드라마는 2013년 들어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와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 등이 연이어 시청자의 호응을 얻고, MBC에서 새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을 편성하는 등 안방극장에 하나의 화두로 자리 잡았다.
이렇듯 안방극장이 일본드라마를 주목하는 이유는 우선 그 소재의 다양성 때문이다. 어느 공간을 배경으로 하더라도 결국은 남녀 간의 연애물이 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드라마에 비해, 일본드라마는 추리물, 로맨틱코미디, 학원물,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어 한국 시청자들에게 소재라는 측면에서 신선함을 준다.
또 미국드라마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권이 저렴하고, 각색 후 제작 시 국내 시청자들에게 정서적인 면에서 가깝다는 점도 제작 현장에서 일본드라마를 찾는 이유다.
하지만 일본에서 성공한 극본을 바탕으로 제작되더라도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우리 정서와 상황에 맞는 재탄생의 과정이 필요하다.
또 '직장의 신'은 지난 2007년 파견직 사원이 만연한 일본의 사회상을 풍자해 화제가 된 원작 '파견의 품격'에 한국 직장인의 삶을 더해 호응을 받은 드라마였다. IMF사태 이후 한국 사회에 비정규직이 만연해진 과정을 조명하며 출발한 '직장의 신' 제작진은 원작의 큰 테두리 안에 우리나라의 직장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을 더 해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었다.
또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지난 2011년 방송된 일본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원작으로 학원물에 도전한 작품이었지만, 우리 학교의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진 전개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이후 대조적으로 생생한 현실을 다룬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이 주목받았던 점과 비교해보면 제 아무리 성공한 각본이라도 한국화 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예라 할 것이다.
12일 일본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또 하나의 드라마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 첫 회가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는 우리 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6학년 교실에 대입해 학생들을 지도하는 엄격한 교사 마여진(고현정)과 학생들의 첫 만남이 다뤄졌다.
지난 2005년 방송된 일본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당시 일본 교육의 현실을 여과없이 조명해 일본 내에서도 "현실적이다"와 "불편한 묘사"라는 시청자의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은 문제작이었다.
결국 흔한 주인공의 러브라인 없이 교사와 학생의 갈등이라는 소재 하나에 힘을 준 한국판 '여왕의 교실'의 성패는 원작이 그린 교사와 학생의 갈등이라는 큰 틀 안에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얼마나 뼈아프게 더하느냐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MBC 새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의 아역배우 김향기와 배우 고현정,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포스터,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 포스터.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 SBS-KBS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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