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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류현진의 승리가 무산된 순간, LA 다저스의 현실을 볼 수 있었다.
류현진이 11안타를 맞고도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13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6회까지 투구를 마친 후 7회초 교체됐다.
다저스가 4-3으로 1점차 리드를 안고 있어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교체될 수 있었다. 시즌 7승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었던 상황.
그런데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선수는 익숙한 이름을 갖고 있지 않았다. 크리스 위드로란 이름을 가진 낯선 투수의 등판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위드로가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가진 것이었기 때문이다.
위드로는 올해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앨버커키에서 22경기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불펜 요원으로 가능성을 비친 선수. 그러나 이는 마이너리그 기록일 뿐이다.
위드로는 99마일에 이르는 강속구를 앞세워 가볍게 2아웃을 잡았다. 그러나 폴 골드슈미트에게 비운의 내야 안타를 맞으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타석에 들어선 코디 로스는 빠른 공에 집중하고 이를 공략해냈다. 중전 안타를 터뜨려 2사 1,2루 찬스로 이어졌다.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류현진의 7승을 무산시킨 미겔 몬테로가 때린 공 역시 99마일짜리 빠른 공이었다. 흔들린 위드로는 마틴 프라도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맞자 끝내 다저스는 파코 로드리게스로 교체를 단행했다.
다저스는 역전을 내주지 않았지만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4-4 동점 상황에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넘어갔고 그렇게 경기 시간은 더 길어졌다.
올 시즌 다저스는 캔리 젠슨과 로날드 벨리사리오를 '필승조'로 기용하고 마무리투수로 브랜든 리그를 투입하는 승리 방정식을 갖추려 했다. 그러나 젠슨 외에는 나란히 부진의 길을 겪고 있다.
리그는 지난 11일 애리조나전에서 3-1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결국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퇴출'됐으며 벨리사리오는 벌써 블론세이브 4개로 내셔널리그 최다를 기록할 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
다저스의 필승조가 계획대로 정상 가동을 하고 있었다면 과연 위드로가 7회초, 그것도 4-3 1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장기 레이스인 만큼 필승조의 피로가 누적됐다면 '대안'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경기 등판 경력이 전무한 선수에게 1점차 리드를 지키길 바란 것은 욕심이 아닐까.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대대적인 투자를 했지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추락한 다저스. 이날 경기를 통해 또 한번 다저스가 처한 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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