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특정구장 징크스는 왜 생길까.
한화가 14일 부산 롯데전서 패배했다. 2011년 6월 12일 이후 사직구장에서만 무려 17연패를 당했다. 이는 특정구장 최다연패 2위 기록이다. 특정구장 최다연패 1위 기록은 MBC 청룡이 1988년 8월 20일부터 1990년 7월 22일까지 대전구장에서 당한 19연패였다. 당시 상대팀이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였다. 이번엔 반대로 한화가 특정구장 연패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한화가 15~16일에도 모두 패배할 경우 23년전 특정구장 최다 19연패와 타이를 기록한다.
특정구장 최다연승기록도 있다. 쌍방울은 1996년 8월 14일 현대와의 더블헤더 1차전부터 1997년 4월 13일 LG전까지 전주에서 17연승을 기록했다. 이는 홈 경기 최다연승기록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원정보다 홈이 익숙한 게 사실. 원정팀이 특정구장에서 연승한 기록을 살펴보면 빙그레가 1991년 5월 25일부터 1992년 5월 25일까지 잠실에서 거둔 16연승이 눈에 띈다.
▲ 특정구장 연승 혹은 연패,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확실히 원정팀이 1년에 몇 경기 치르지 않는 특정구장 연승 혹은 연패를 달리는 건 이색적이다. 특정구장 연승, 혹은 연패 기록은 왜 나타날까. 뚜렷한 과학적인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한화가 사직구장에서 계속 지고 싶어서 지는 건 절대 아니다. 한, 두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이후 연쇄적으로 특정구장에만 가면 경기가 꼬이는 케이스. 경기를 잘 풀어놓고도 결과에서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화가 이번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줄 경우 23년 전 MBC의 대전 19연패와 타이를 이룬다. 최하위를 달리면서 1승이 소중한 한화로선 절대 유쾌하지 않은 기록. 어쨌든 한화로선 부산 원정 연패가 부각되면서 이 기록에 대한 의식이 좀 더 심해질 것 같다. 혹시 이 기록이 부각되는 것 자체가 한화에 부담이 된다면. 더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부산 원정에서 1승만 거두면 다 해결될 일이다.
▲ 선수마다 선호하는 구장은 있다
선수마다 선호하는 특정구장은 꼭 있다. 기록을 살펴봐도 특정구장에서 유독 강하거나 약한 선수가 있다.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더라도 특정구장에만 가면 펄펄 날면서 슬럼프에서 벗어난다. 이 역시 특별한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잘 모르겠다. 하다 보니까 잘 풀리는 것 같다.” “한, 두 경기 꼬이면서 이후 점점 안 풀리는 것 같다”라는 식의 말을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 무조건적으로 장거리 타자가 소규모 구장을 선호하는 건 아니다. 무조건적으로 투수가 큰 구장을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대체로 장거리 타자는 구장이 작은 곳을 선호하고 투수는 드넓은 구장을 좋아한다. 예외는 있다. 한화 최진행의 경우 국내에서 외야펜스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잠실에만 가면 장타 본능이 살아난다. 대전보다 더 활발하게 장타를 쏘아 올린다.
확실히 개개인의 기분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잠실, 문학구장을 선호하는 타자들은 펜스 길이를 떠나서 잠실, 문학구장만이 주는 탁 트이는 느낌이 좋다고 했다. 기분이 상쾌하니 집중력이 높아지는 모양이다. 반대로 지난해 모 지방구단 타자는 “목동에만 가면 집중이 안 된다. 외야에 관중석이 없는 게 아직도 낯설다. 대신 광고가 크게 걸려있어 산만한 느낌이다”라고 했다.
투수들 중에서도 대구, 광주 등을 선호하는 선수가 있다. 대구구장과 광주구장은 예전에 비해 외야펜스 거리가 늘어났다. 때문에 잠실과 아주 큰 차이는 없어졌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여전히 ‘작다’라는 체감적 느낌은 분명히 있다.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구장이 작다고 생각하니 더 집중해서 던지게 된다. 장타를 맞지 않기 위해 코너워크를 의식하니 결과가 좋다”라고 한다. 이런 말들을 종합하면 특정구장을 선호하는 게 경기 집중력, 나아가 팀 승패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
어쨌든 특정구장 연승 연패에 똑 부러지는 이유와 정답은 없다. 선수와 팀 전체의 특정구장 기록 의미는 또 다르다. 한화의 경우 일단 부산 원정 17연패에 대한 의식을 하지 않고 평정심을 갖는 게 우선과제다.
[부산사직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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