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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1박2일’, ‘런닝맨’, ‘아빠 어디가’, ‘파이널 어드벤처’, ‘정글의 법칙’, ‘꽃보다 할배’ 등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사들의 야외에서 제작된, 혹은 제작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의 목록이다.
‘무한도전’으로 촉발된 리얼버라이어티 열풍은 ‘1박2일’과 ‘런닝맨’이라는 대표 예능프로그램을 만들어 냈고, 지금도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방송 중이다.
그런데, ‘1박2’일 혹은 ‘정글의 법칙’류 같은 본격 야외 버라이어티는 방송사들이 제작을 꺼렸던게 사실이다. 많은 제작진을 투입해서 장시간을 보내야 하는 방식은 제작비를 비롯해 출연자 섭외에서도 불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 십명의 스태프가 필요하고 이 모두를 2박3일 동안 야외에서 생활해야 하고 이를 지원해야 하는 ‘1박2일’은 KBS에서나 가능한 예능프로그램이라며 방송사들이 혀를 내둘렀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 프로그램 저마다의 색깔은 다르지만 이런 ‘1박2일’류 야외 버라이어티가 부쩍 늘어났다. 전반적인 시청률 저하로 인해서 광고 수주에 있어서 한계에 부딪힌 요즘 방송가의 볼멘소리와는 상반된 ‘덩치가 큰’ 예능프로그램이 대거 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현역 예능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쇠락을 그 이유로 들었다. 엠넷 ‘슈퍼스타K’이후 방송가는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저마다 시청률은 분명히 폭이 컸지만, 최소 3년간은 방송 제작됐다.
그 이유는 시청률을 떠난 ‘음원 끼워팔기’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2009년쯤 엠넷의 ‘슈스케’ 관련 음원 판매가 방송가의 새로운 수익 모델로 제시됐다. 이로 인해 방송사들이 앞다퉈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에 나섰고, 그야말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황금기가 찾아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지상파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전체 회의에서 ‘슈스케’의 음원 판매량을 언급하면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은 지시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1년 내내 방송에 등장한 음악들은 다음날 즉시 음원으로 등장했고, 방송사들은 이런 음원 판매를 통해서 쏠쏠한 수입을 올렸다. 하지만 수년이 지나자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피로도는 높아졌고, 음원에 대한 기대치 또한 낮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방송사들은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기 시작했고, 이때 급성장하던 아웃도어 열풍이 맞닥뜨리게 된다. ‘1박2일’에 PPL로 투입되던 N사의 아웃도어 브랜드에 대적하기 위해서 타 아웃도어 브랜드사들이 비슷한 프로그램을 찾고 있던 것이다.
음원 수익을 대신할 시장을 찾던 방송사들과 PPL이 가능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방송사들은 대거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에 도전하게 됐다. 여기에 캠핑 브랜드 및 해외 관광청까지 합류하면서 그 덩치는 더욱 커졌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홍보 관계자는 “이전 방송의 경우 브랜드 로고가 전부 가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합법적인 PPL을 할 경우 브랜드로고 노출이 가능해 지면서 업계가 방송 광고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며 “(PPL로 인한)홍보 효과는 일반 CF와 비교해 높은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들 방송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슈스케’를 앞지르기 위해 독특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대거 제작했지만, 살아 남은 것은 ‘K팝스타’만이 유일하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큰 돈을 들인 이런 야외 리얼버라이어티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재미’가 없이 그저 스케일에만 집착해서 급조된 프로그램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게 방송가의 법칙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홍보 붐을 타고 대거 편성된 이런 야외 리얼버라이어티가 장수할 수 있을지 또한 방송가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1박2일’(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빠 어디가’. 사진 = KBS 2TV, MBC 방송화면 캡쳐]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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