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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이제 드라마에서 톱스타 효과는 통하지 않는 듯하다. 소위 톱이라 불리는 여배우들의 출연작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이하 '내연모')의 이민정을 비롯해 현재 방송중인 SBS 월화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의 김태희, KBS 2TV 월화드라마 '상어'의 손예진까지 다들 힘을 못 쓰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여배우들의 신작으로 대중적인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참담했다. 초반 '장옥정'은 경쟁작들에 밀려 3위로 고전했고 '상어'가 방송되며 2위로 올라갔지만 지난 20회는 10.0%(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는 등 10% 초반 시청률을 밑돌고 있다.
'상어'는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컴백한 손예진과 군전역 후 돌아온 김남길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지난 6회 방송에서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3위로 고전 중이다.
최근 종영한 '내연모'는 더 심했다. 이 드라마는 이민정, 신하균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도 평균 시청률 4~5%를 웃돌다 4.0%로 초라하게 종영했다.
'너목들'은 배우 이보영, 이종석, 윤상현을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세사람은 모두 각자 대표작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이지만 미니시리즈의 주연으로 검증된 상태는 아니었다. 게다가 SBS 드라마국 관계자에 따르면 '너목들'은 애초에 다른 작품이 불발되면서 대체 편성된 작품이었다. 때문에 배우들의 캐스팅과 제작 일정도 급박하게 잡혔고 SBS 측에서도 이 정도까지 열풍을 불러올 줄 예상하지 못했던 작품이다.
하지만 '너목들'에는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극본, 섬세한 연출이 있었다. 여름에 어울리는 오싹한 스릴러와 가슴 설레는 로맨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이 들리는 한 소년에 관한 판타지 등 다양한 소재와 꼼꼼한 대본과 연출로 설득력있게 그려지는 등장인물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여기에 배우 이보영과 이종석, 윤상현, 이다희 등 젊은 배우들과 김해숙, 정웅인, 윤주상 등 중견 배우들의 열연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극에 힘을 더했다.
이 같은 '너목들'의 흥행은 드라마가 더 이상 스타 마케팅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제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만드는 것은 팬심이 아닌 드라마 그 자체가 된 것이다.
[배우 김태희-이민정-손예진(첫 번째 왼쪽부터), '너목들'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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