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원투펀치의 엇박자. 새로운 고민이다.
한화 대니 바티스타가 심상찮다. 150km를 웃도는 강력한 패스트볼이 주무기인 바티스타는 최근 구속이 떨어졌다. 14일 부산 롯데전서 선발 등판했으나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 끝에 5이닝 7피안타 5실점이란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 들었다. 결국 김응용 감독은 15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바티스타를 2군으로 내렸다.
최근 바티스타의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5승 5패 평균자책점 4.06의 바티스타는 9일 인천 SK전서도 6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2일 대전 NC전서 8이닝 1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2경기 연속 침체. 무엇보다도 150km에 달하는 직구의 위력이 뚝 떨어졌다. 평균구속이 140km 초반이었고 심지어 130km대 후반 구속도 찍혔다. 이러다 보니 커브, 투심 등 변화구 위력도 동반 하락했다.
▲ 이브랜드와 안 맞는 궁합
문제는 또 다른 외국인투수 대나 이브랜드와 페이스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브랜드는 여전히 1승 6패 평균자책점 5.75에 불과하다. 하지만, 5월 26일 대전 삼성전서 8이닝 무실점으로 감격의 한국 첫 승을 챙긴 뒤 8일 인천 SK전과 13일 대전 LG전서 8이닝, 7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점차 구위, 경기운영능력이 살아나고 있다.
시즌 초반 이브랜드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일각에선 투구 버릇을 간파당한 게 아니냐는 점도 제기됐다. 140km대 중, 후반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좌완이지만, 투구 폼이 비교적 깨끗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타자들은 이브랜드의 공을 어렵지 않게 안타로 연결했다. 반면 바티스타는 1선발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특유의 강속구를 바탕으로 한 탈삼진, 많은 이닝을 던지겠다는 책임감 등이 모여 상승세를 탔다.
최근 2~3경기만 놓고 보면 반대다. 바티스타는 갑자기 직구 구위가 하락하고 있고, 이브랜드는 점차 살아나고 있다. 한 마디로 두 외국인투수의 행보가 엇박자를 보이는 것이다. 두 사람이 합작한 승수는 고작 6승. 좀처럼 외국인 원투펀치 시너지효과가 나질 않는다. 선발진 후미가 허약한데다 로테이션 자체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 그나마 일정한 간격에 따라 꾸준히 등판하는 두 사람의 엇박자는 한화로선 아쉽다.
▲ 바티스타-이브랜드 세심한 관리 필요하다
김응용 감독은 최근 두 사람에게 최대한 많은 이닝을 맡기는 모양새다. 두 사람은 최근 잇따라 7~8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투구수도 100개를 훌쩍 넘기는 경우가 잦다. 고육지책이다. 불펜이 불안하니 원투펀치가 나왔을 때 최대한 오래 끌고 가면서 구원투수들을 아끼자는 심산이다. 사실 모든 감독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되느냐다. 이브랜드는 올 시즌 13차례 선발 등판 중 4차례 4일 휴식 후 등판했다. 최근 3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5일만에 등판했다. 성적은 2승 2패. 1경기서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투구수도 최근엔 제법 많았다. 바티스타 역시 14차례 선발등판 중 4차례 4일 휴식 후 5일만에 등판했다. 이 경기서 성적은 2승 2패로 평범했고 2경기는 6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한 지도자는 “외국인선수들은 4일 휴식 후 5일째 등판에 익숙해져 있다”라고 한다. 두 투수 역시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막중한 부담감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다. 이닝과 투구수도 많은 편이다. 이젠 폭염, 장마 등의 외부변수도 생기는 시점. 한화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최근 2경기서 구위가 뚝 떨어진 바티스타를 2군에 내린 건 매우 옳은 결정이다. 구위, 몸 상태 등을 철저하게 체크하고 1군에 올려도 된다.
올 시즌 외국인투수들은 대부분 중박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몇몇 팀에서 일부 선수에 대해 교체를 검토한다는 소문은 있지만, 구체적이진 않다. 사실 한화의 기대치, 기용방법만 보면 바티스타와 이브랜드의 성적은 좀 부족하다. 코칭스태프의 관리 속에 두 원투펀치가 함께 페이스를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한화가 반격할 방법이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바티스타(위), 이브랜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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