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농구가 존스컵을 향해 뛴다.
대만에선 1977년부터 매년 여름 윌리엄 존스컵 국제농구대회가 열린다. 올 여름에도 예외가 없다. 남자대회는 7월 6일부터 타이페이에서 열리고, 여자대회는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먀오리에서 열린다. 한국은 거의 매년 이 대회에 출전했다. 대만이 한국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도 않았고, 프로농구 비 시즌이기 때문에 참가가 용이했다.
남자의 경우 대부분 국가대표 1.5군이 참가해왔다. 올해는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국가대표팀 1진이 참가한다. 이번 대회에 8월 필리핀 마닐라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상당수 국가가 참가할 예정이다. 전력 탐색전으로 삼겠다는 의미. 여자의 경우 2011년 삼성생명이 참가하는 등 최근 몇 년간 국가대표팀보단 프로팀이 돌아가며 참가해왔다. 올해는 1.5군 대표팀이 나선다.
▲ 남자대표팀, 존스컵에서 아시아선수권을 바라본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진천선수촌에서 외롭게 훈련 중이다. 유 감독이 3년 전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이끌 당시 미국 LA 서머리그에 참가하는 등 막대한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존스컵 뿐이다. 존스컵에 직접 참가해 훈련 성과를 평가하고, 8월 아시아선수권에 나설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남자대표팀은 아시아선수권 예선부터 중국, 이란과 맞붙는다. 험난한 일정을 뚫어내려면 미리 상대를 알아야 한다. 유 감독은 우리의 전력을 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를 파악하기 위해 과감하게 대회참가를 결정했다. 한편으로 존스컵을 통해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할 최종엔트리 12인을 결정할 전망이다. 현재 대표팀엔 코뼈 부상을 입은 이종현을 제외한 15명이 훈련 중이다.
▲ 여자대표팀, 국제경쟁력 재점검할 좋은 기회
남자대표팀은 지난 5월 동아시아선수권에 1.5진으로 나섰다. 대학 유망주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국제대회 경험을 쌓은 게 우승보다 더 값진 수확이었다. 여자대표팀도 대표팀 세분화가 절실했다. 남자에 비해 국제경쟁력이 더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지난해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탈락을 시작으로 국제적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김천에서 끝난 국제초청 여자대회서 한국 실업팀들은 중국 프로팀엔 상대가 되지 않았고, 일본, 대만 팀들에도 고전했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대등한 승부를 했던 중국은 한국보다 조금씩 앞서가고 있다. 이젠 한 수 아래로 여겼던 일본, 대만도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국내 여중, 여고 팀들이 선수 5~6명으로 대회를 치르는 건 오래 전부터 생긴 일이다. 지금 한국여자농구는 풀뿌리부터 흔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존스컵에 1.5군 대표팀이 출전하게 된 건 의미가 있다. 1.5군이라지만, 엔트리를 살펴보면 대부분 6개 구단 주전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이 대표팀이 사실상 한국여자농구의 중심이 될 것이란 의미다. 베테랑들 몇 명만 들어가면 대표팀 1진이나 다름 없다. 전 KDB생명 김영주 감독이 대표팀을 맡아 곧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10월에 태국 방콕에서 열릴 아시아선수권에 대비한다는 의미도 있다.
▲ 존스컵을 바라보는 바람직한 자세
최근 통화가 닿은 한 농구관계자는 “그동안 한국농구가 너무 존스컵에 소홀했다. 대표팀 1진을 내보내는 국가도 있는데 우리는 프로팀이 많이 나갔다. 대회 분석 자료도 옳게 활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프로팀의 시즌 준비를 위한 존스컵 참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한국농구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대회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잘 활용했는지는 의문이다. 이 농구인은 “대표팀이 중요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든 아니든 존스컵엔 꾸준히 국가대표팀을 내보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국농구는 최근 인천에서 동아시아 남자대회를 유치하는 등 국제대회 유치에 안간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는 후문. 그렇다면 매년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대만에서 열리는 존스컵을 잘 활용해야 한다. 모처럼 남녀 모두 대표팀이 참가하게 된 존스컵. 국제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궁금하다.
[동아시아선수권서 우승한 남자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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