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보면 한화엔 속 쓰린 현실이다.
프로야구에 9,10구단 유입이 결정된 뒤 가장 먼저 제기된 것. 9,10구단의 선수수급 문제였다. 선수가 곧 자산인 프로야구단에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9구단 NC는 2012년과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 연이어 우선지명으로 좋은 신인들을 뽑아갔다. 10구단 KT도 NC와 같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17일 2014 신인드래프트 우선지명으로 부산 개성고 심재민과 천안북일고 유희운을 우선 지명했다.
▲ 윤형배에 유희운까지… 한화, 예상됐던 씁쓸함
한화로선 NC와 KT의 우선지명 결과에 씁쓸할 수밖에 없다. NC가 지난해 우선 지명한 윤형배와 이번에 KT가 우선지명한 유희운 모두 지난해와 올해 투수 최대어다. 더욱이 두 투수 모두 한화의 연고지 관리 학교인 천안북일고 출신이다. 천안북일고는 전통적으로 전국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좋은 선수 자원을 배출하고 있다.
한화는 신인드래프트가 전면드래프트로 바뀐 뒤에도 꾸준히 천안북일고 출신 선수들을 뽑으며 애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NC와 KT의 창단 결정 이후 연이어 우선지명에서 연고지 유망주를 빼앗기고 말았다. 어리석은 가정이지만 8구단 체제가 그대로 유지됐다면 윤형배와 유희운 모두 한화가 데려갔을 가능성도 있었다. 더구나 올 시즌엔 연고지 우선지명이 부활하기 때문에 한화로선 더더욱 유희운을 KT에 내준 게 아쉬울 수 있다.
신생팀들 못지 않게 전력보강이 절실한 팀이 한화다. 전력보강은 트레이드, 외국인선수, FA 영입 등으로 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인드래프트에서 가능성 있고 즉시전력감의 선수를 뽑아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한화로선 KT가 우선지명을 하는 내년까진 약간의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물론 한화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 한화, 최근 뽑은 유망주들은 어떻게 지내나
신인드래프트에서 속이 쓰렸다고 해서 리빌딩을 멈출 순 없다. 한화의 최우선 과제는 리빌딩이다. 뽑을 자원 못지 않게 현재 갖고 있는 자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아무리 평가가 좋은 신인을 영입했다고 해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다면 효과는 반감된다. 그동안 한화는 최근 몇 년간 하위권을 도맡으면서 신인드래프트에서 비교적 좋은 기량의 선수를 영입했다. 아직 효과는 미미하지만, 그들을 꾸준히 육성하고 있다.
2011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선발한 유창식. 한화가 미래 에이스로 점 찍었지만, 아직은 1군 붙박이 선발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좋은 하드웨어와 구위를 지니고 있지만, 제구난조와 경기운영능력에서 아직은 미숙한 점을 드러내고 있다. 2012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선발한 하주석과 2라운드에서 뽑은 임기영은 현재 1군과 2군을 오가며 기회를 받고 있다. 이들은 확실한 1군선수로 자리를 잡진 못했다.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선 3라운드에서 선발한 포수 한승택이 김응용 감독의 후한 평가를 받았다. 시즌 초반 1군에서 중용됐으나 이후 2군에서 착실히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5라운드에서 뽑은 내야수 조정원 역시 꾸준히 1~2군을 오간다. 1군 주전으로도 종종 나섰다. 이렇듯 확실하게 잠재력을 폭발한 신인은 없지만, 물 밑에서 튀어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 중이다.
▲ 리빌딩의 또 다른 노력
김 감독은 저연차급 선수들에게 꾸준하게 눈길을 보내고 있다. 시즌 두번째 경기만에 한승택을 주전포수로 내세운 건 파격적이었다. 사실 신인들 입장에선 전력이 탄탄한 상위권 팀들보단 전력이 약한 한화에서 1군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구단의 리빌딩 의지 못지 않게 저연차급 선수들 개인적인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한화는 김응용 감독의 부임과 동시에 해태 출신 스타플레이어들을 코치로 싹쓸이 했다. 작년 마무리훈련부터 서산 2군전용훈련장에서 강도높은 훈련을 했다.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한화는 홈경기 시작 전 연습에 수비훈련을 강화했다. 체력적으로는 좀 힘들 수 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메워내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훈련만이 살 길이라고 보는 것. NC, KT의 신인드래프트 우선지명 결과에 아쉬워할 시간도 없다. 한화의 리빌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한화 선수들(위, 아래), 유창식(가운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