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폐암투병 사연 부자 위해 시타 자청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아주 특별한 시구자를 모시기로 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열성팬이자, 한평생을 대구 반야월에서 살아온 최장옥(73)씨와 그의 아들 최민석(28)씨가 오는 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홈게임에 앞서 시구, 시포를 하기로 했다.

아버지 최장옥씨는 현재 폐암 투병중이다. 대구에서 체육학과를 졸업한 뒤 캐나다에서 유학중이던 아들 최민석씨는 병환 소식을 듣고 지난달 귀국한 뒤 열성 야구팬인 아버지에게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당 구단에 시구 및 시타를 신청했다.

얼마 전 삼성라이온즈 마케팅 팀으로 애절한 사연의 이메일 한통이 접수됐다. ‘평소 매일 야구를 시청해오신 아버지가 최근 폐암 말기 선고를 받으셨습니다. 아버지가 건강할 때 야구장 한번을 제대로 모시고 가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립니다. 마지막 추억이 될 지도 모를 시구, 시타를 신청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위로 누나만 네 명이라는 최민석씨는 “저는 아버지가 45세에 낳으신 늦둥이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2010년에 캐나다 유학을 떠난 뒤 아버지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후회가 크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최민석씨는 “아버지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선수의 열성팬”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연을 전해들은 이승엽이 최민석씨의 효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날 시타자로 타석에 들어서기로 했다. 아버지 최장옥씨가 시구를, 아들 최민석씨가 시포를, 이승엽이 시타를 맡는다.

이승엽은 “데뷔 후에 시타자 역할을 해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모든 아들이라면 최민석씨의 지금 심정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라이온즈는 21일부터 시작되는 LG와의 홈 3연전 동안 유치원생들의 애국가 제창 이벤트도 지속한다. 첫날인 21일 대구 꿈동산유치원, 22일에는 구미 진평 어린이집, 23일에는 왜관 천재어린이집의 꼬마 아이들이 애국가를 부를 계획이다.

[최민석 씨 가족. 사진 = 삼성라이온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