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아버지보다 더 잘할 것 같은데?”
22일 잠실구장. 두산과의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덕아웃에 눈에 익은 청년이 들어섰다. 몸은 날씬하지만 날렵해 보였다. 얼굴은 새까맣게 탔지만, 누군가를 닮아 보였다. 기자들과 얘기를 나누던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가 “너 이리 와봐”라고 했다. 그러자 이 청년은 바람처럼 달려와서 김 수석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이 청년. 바로 한화 이종범 주루코치의 아들 이정후 군이다. 현재 휘문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광주에서 학교를 다녔으나 이 코치가 은퇴 후 서울로 이사를 오면서 자연스럽게 전학을 왔다. 말로만 듣던 ‘바람의 손자’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아버지 젊을 때랑 빼다 박았다”라고 껄껄 웃었다.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었다 싶었는데 이 코치가 옆을 지나가자 정말 많이 닮은 얼굴이었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 코치와는 달리 우투좌타다. 키는 179cm에 호리호리한 몸매. 김 수석이 “너 주말리그 타율이 얼마냐?”라고 묻자 “27타수 17안타(0.630)입니다”라고 했다. 김 수석이 “도루는 몇 개 했냐?”라고 묻자 “아웃된 적은 없습니다”라고 했다. 김 수석은 흐뭇한 미소로 이정후를 격려한 뒤 돌려보냈다.
김 수석은 “저 아이가 물건이다. 초등학교 때 야구를 하는 걸 봤는데 바깥쪽으로 빠지는 볼을 밀어서 파울 커트를 하더라. 또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은 잽싸게 잡아당기더라”고 했다. 이어 “발도 빠르다. 도루도 잘하더라”고 칭찬에 열을 올렸다. 김 수석은 한술 더 떠서 “앞으로 아버지보다 더 잘할 것 같다. 지켜봐라”고 했다.
“보통 야구인 2세는 아버지보다 야구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지만, 김성한 수석코치 눈엔 이정후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 듯하다. 어떻게 보면 발 빠르고 정확한 타격을 하는 타자는 한화에 필요하다. 그저 알 듯 말듯한 미소를 지은 김 수석 코치였다. 이종범 코치의 아들 이정후의 성장을 두고봐야 할 것 같다.
[이종범 코치 현역 은퇴경기서 KIA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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