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자 1명만 생각하고 던졌어요.”
한화 우완투수 조지훈. 장충고를 졸업하고 201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퓨처스리그에선 11경기에 출전해 2승 4패 평균자책점 2.70. 김응용 감독은 지난 20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유창식을 어깨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하면서 조지훈을 1군에 올렸다. 21일 잠실 두산전. 마침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2-7로 승부가 기운 8회.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야구팬들에게 알렸다.
▲ 살 빼고 변화구 장착하면서 1군 콜업 될 날을 기다렸다
조지훈은 한화 입단 이후 살이 10kg가량 쪘다. 고교 졸업 이후 한화에 입단하면서 잠깐 관리가 소홀했던 시기에 급격하게 살이 불어난 것. 2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조지훈은 “원래 먹는 걸 좋아한다. 98kg까지 불었다”라고 회상했다. 2군 훈련에 합류해 독한 마음을 먹고 살부터 뺐다. 러닝을 엄청나게 했다. 현재 체중은 87~88kg. 공을 던지는 데 적절한 체중이라고 한다.
조지훈은 “정민철 코치님과 혹독한 훈련을 했다”라고 했다. 장충고 에이스로 이름을 드날렸지만,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허약한 한화 마운드 특성상 언제 1군에 올라갈지 모른다. 언제 콜이 오더라도 1군에서 통할 수 있어야 한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조지훈은 “정 코치님과 투구 밸런스를 다잡는 훈련을 했다.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도 배웠다”라고 했다.
조지훈은 직구와 함께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진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해 새 구종을 연마하고 있었는데 1군에서 콜이 왔다. 일단 1군 실전에서 체인지업과 스플리터를 자유롭게 쓰긴 어려운 실정. 일단 기존 무기들로 승부하기로 했다. 조지훈은 “첫 경기서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로 던졌다”라고 했다.
▲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다? 고1때 잠실에서 던졌다
조지훈은 “정민철 코치님이 1군에 올라가라고 하셨는데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라고 했다. 스스로도 올 시즌엔 당장 1군 콜업이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정 코치님에게 직접 전화를 받고 나서 떨렸다. 조상우(넥센)와 카카오톡을 주고 받으면서 1군에서 오래 버티라는 격려를 받으니 그제서야 1군에 올라간다는 실감이 났다”라고 했다.
조지훈의 1군 데뷔전은 등록 이틀만에 성사됐다. 프로야구의 메카 잠실구장에서 1이닝을 씩씩하게 던졌다. 승패가 기운 상황이었지만, 고졸 신인이 관중이 많은 잠실에서 자신의 공을 던지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조지훈은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떨리지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 황금사자기 결승전을 잠실에서 했었다”라고 했다. 떨지 않는 것. 누가 가르쳐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확실히 가능성은 풍부하다.
▲ 1군 적응기, 한 타자만 생각하고 던졌다
신인 투수들에게 목표를 물으면 대부분 “마운드에 올라가면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라고 답한다. 전형적인 틀에 박힌 대답. 조지훈은 좀 다른 대답을 했다. “선발이 욕심난다. 1군에 쉽게 올라올 수 있는 게 아니니 도전해보겠다”라고 했다. 이어 “첫 등판에선 한 타자, 한 타자만 생각하고 던졌다. 어차피 오래 던지는 게 아니니 모든 타자에게 집중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조지훈은 요즘 1군 마운드에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정 코치님이 1군에 올라가서도 내 공만 믿고 던지라고 하셨다”라고 했다. 힘들게 얻은 기회를 움켜쥐겠다는 각오다. “1군은 확실히 2군과 다르다. 타자들의 힘과 맞히는 능력이 다르다. 훈련이 헛되지 않도록 자신있게 던지겠다”라고 했다.
조지훈의 인터뷰 도중 한화의 경기 전 훈련이 끝났다. 그러나 조지훈은 인터뷰를 하느라 그라운드에 나가 볼을 줍지를 못했다. 저연차 선수들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를 하지 못한 것. 주위를 지나가던 선배들이 “왜 볼 안 주워?”라고 놀리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괜찮다”라고 격려하자 표정이 풀린 조지훈. 그에겐 요즘 하루하루가 새롭다. 유창식 대신 올라온 1군. 얼마나 오래 버틸지, 그리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조지훈.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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