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선수들에겐 개인훈련이 더 중요하죠.”
프로야구 선수들의 생활. 다람쥐가 쳇바퀴 도는 것과 같다.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된다. 낮에 나와서 훈련을 소화하고 저녁에 경기에 돌입한다. 경기 후 숙소 혹은 집으로 돌아가서 늦은 저녁을 먹고 새벽에 잠을 청한다. 그 다음날엔 또 오전까지 늦잠을 잔 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훈련을 하러 야구장에 나간다. 이런 일상이 1년 중 6개월간 계속 이어진다.
부지런하지 않은 선수들은 팀에서 공식적으로 실시하는 훈련밖에 할 수 없다. 팀 훈련과 경기 준비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의 생각은 달랐다. 2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김 수석은 “개인훈련이 팀 훈련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잘라 말했다. 스스로 필요한 훈련을 알아서 해야 한다는 의미다.
▲ 개인훈련의 의미, 한화 선수들에겐 더 절실하다
과연 매일 경기를 치르는 야구선수들에게 개인훈련을 할 시간이 있을까. 표면적으로 보면 경기가 없는 월요일 정도에만 가능할 것 같다. 아니다. 김 수석은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얼마든지 개인훈련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팀에도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가 많다. 일찍 야구장에 나와서 훈련을 한다”라고 했다. 연습벌레로 알려진 과거 스타들이 경기 후 잠자기 전에도 숙소 옥상에 올라가 방망이를 휘둘렀다는 일화도 있다.
김 수석은 “한화 선수들에겐 팀 훈련보다 개인 훈련이 더 중요하다”라고 했다. 요즘 한화는 특별타격훈련을 자주 한다. 최근 김응용 감독의 지시로 경기 전 수비훈련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때문에 타격 훈련을 할 시간이 줄어들었다. 이에 김 수석이 몇몇 타자들을 데리고 인근 고등학교에서 특타를 하고 온다고 했다.
김 수석은 “특타를 1시간정도 한다. 개개인에게 할애되는 시간은 10분도 채 안 된다. 다른 선수가 치는 걸 기다리고 준비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 그럴 바에야 1시간 동안 혼자 방망이를 돌리는 게 낫다”라고 했다. 개개인의 야구 테크닉이 떨어지는 한화 선수들에겐 더더욱 개인훈련이 중요하다는 생각. 김 수석은 “개인적으로 찾아서 해야 피부에 와 닿는다. 코치들은 자율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된다”라고 했다.
▲ 개인훈련, 팀 훈련과 조화가 중요하다
개인훈련도 맹점이 있다. 팀 훈련을 통해서 습득할 수 있는 게 따로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자 상황에 따른 세밀한 수비 훈련, 순발력 훈련 등은 혼자서 하는 것보다 선수들이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게 효과적이다. 김 수석은 “송창현이 번트 수비에 실패해서 경기 결과가 갈린 적이 있다. 상대의 기습번트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주자 상황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진다. 미세한 부분에서 수비 움직임이 부족하다”라고 한화의 수비를 진단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선 반드시 선수들 전원이 모여 훈련을 하는 게 필수다. 김 감독의 지시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 폴에서 폴을 찍고 오는 일명 폴투폴 달리기도 다 같이 모여서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한다. 김 수석은 “수비훈련이나 달리기는 재미가 없다. 게을리하게 돼 있다. 코치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라고 했다.
김 수석은 “수비나 주루 훈련은 반복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했던 걸 시즌 중에도 반복해야 한다”라고 했다. 확실히 최근 한화의 팀 훈련은 강도가 세다. 날도 더운데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을까. 김 수석은 “이걸 못 따라 하면 야구 그만 둬야지. 예전에 내가 선수생활 할 땐 이것보다 더 심하게 훈련했다. 힘들어도 자꾸 뛰어야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반복해야 안 잊어버린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찬스에서 생각하는 타격, 개인훈련과 팀 훈련 조화의 결정판
김 수석은 확실히 개인훈련을 강조한다. 팀 훈련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 역시 따로 있다고 했다. 조화가 중요하다.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 결정판이 생각하는 타격이다. 한화 타선의 응집력 부족. 심각한 수준이다. 찬스만 되면 방망이가 얼어붙는다. 최근 5연패 기간 중에도 황금찬스를 날려버린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화의 팀 타율은 23일 현재 0.257로 리그 최하위. 팀 득점권 타율은 팀 타율보다 더 낮은 0.249다. 역시 리그 최하위. 이 부문 선두 삼성은 0.304다.
김 수석은 “베테랑들은 당일 컨디션에 따라 찬스에서도 기복이 있다. 그러나 저연차 선수들은 기본적인 해결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라고 했다. 이어 김 수석은 “득점 찬스에선 투수들도 전력 피칭을 한다. 수 싸움, 머리 싸움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자꾸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타고나는 센스도 매우 중요하다, 김 수석은 현역 시절 타석에서 투수들의 미세한 자세 변화만으로도 심리를 파악하고 대응했다고 한다.
김 수석은 “1스트라이크, 2스트라이크에 대처하는 자세가 달라야 한다. 스텐스부터 달라져야 한다. 볼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선 내가 노리는 공만 치면 안 된다. 투수도 역으로 이용한다. 스트라이크 비슷하게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쳐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스트라이크를 먹더라도 상대 주무기를 노릴 줄도 알아야 한다. 2~3개 연속으로 날카롭게 제구 될 확률은 떨어진다”라고 했다.
김 수석은 득점찬스에서 생각하는 타격을 잘하기 위해선 철저하게 그림을 그리고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덕아웃에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안 된다. 투수를 보고 미리 전략을 짜야 한다”라고 했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점. 김 수석은 “자꾸 안 풀리니까 심리적으로 쫓긴다. 심리적인 압박감과 두려움을 버리고 즐겨야 한다. 결과가 나쁜 건 뭐라고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찬스 상황에서의 해결능력 향상. 개인적인 연구 및 노력이 필요하다. 멘탈도 다스려야 한다. 개인훈련이 필요한 부분. 여기에 찬스에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인 움직임, 나아가 상대의 득점 찬스를 막기 위한 수비 움직임은 팀 훈련을 통해서 익혀야 한다. 이래서 개인훈련과 팀 훈련의 조화가 필요하다. 남들보다 더 부지런해야 한다. 최하위를 달리는 한화로선 더더욱 절실하다.
[김태균(위), 한화 선수들 경기 전 연습(가운데, 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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