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인천 안경남 기자] 잊혀졌던 홍명보의 아이들이 귀환을 꿈꾸고 있다.
성남이 여름 휴식기를 맞고 치른 첫 경기서 인천을 대파했다. 성남은 26일 인천축구전용구장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4라운드 인천 원정서 4-1 대승을 거뒀다. 통쾌하게 승리한 성남은 승점 3점을 추가하며 리그 9위서 6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승리의 주역은 ‘단짝’ 김동섭(24)과 김태환(24)이다. 둘은 두 골을 합작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5분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고 1-1이던 후반 5분 추가골로 다시 리드를 선사했다. 골 장면은 매우 비슷했다. 김태환이 우측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김동섭이 수비수와의 경합을 이긴 뒤 볼의 방향을 바꿔 골망을 갈랐다. 김동섭은 리그 5호골, 김태환은 리그 3호 도움을 기록했다.
김태환은 김동섭이 뛰어드는 위치를 알았고, 김동섭은 김태환의 크로스가 어디로 날아올지 알았다. 김동섭은 “어려서부터 같이 뛴 적이 많기 때문에 호흡이 굉장히 잘 맞는다”고 했다. 비슷한 위치에서 골이 나온 이유다.
올 시즌 두 선수는 성남 공격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섭은 원톱으로서 마무리를 짓고, 김태환은 치타라는 별명답게 빠른 발로 측면을 지배하고 있다. 마침 홍명보 감독의 A대표팀 입성과 함께 둘의 활약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김동섭과 김태환 모두 홍명보 감독이 올림픽대표팀을 맡던 시절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둘 모두 런던올림픽 최종엔트리에선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김동섭은 와일드카드 박주영과 경쟁자 김현성에 밀렸고, 김태환은 남태희, 백성동, 김보경과의 경쟁에서 뒤쳐졌다. 하지만 올림픽 탈락은 둘에게 쓰디쓴 보약이 됐다. 김동섭은 “이젠 아픔보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그로인해 더 강해졌다고 했다. 이는 김태환도 마찬가지다.
홍명보 감독의 첫 데뷔 무대는 7월 열리는 동아시안컵이다. 한국은 일본, 중국, 호주와 맞대결을 펼친다. 해외파 차출이 불가능해 선수단은 전원 국내파로 꾸려질 예정이다. 성남서 다시 태어난 김동섭과 김태환에게 시선이 모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김동섭은 “좋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인다면 홍명보 감독님의 부름을 다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홍명보호 승선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김동섭-김태환. 사진 = 성남 일화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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