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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객원기자] 박명수와 김구라. 새로운 개그콤비가 탄생했다.
26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MC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 이하 ‘라디오스타’)에는 가수 가희, 구준엽, 개그맨 박명수, 작곡가 돈스파이크가 출연한 ‘밤의 황제’ 특집이 전파를 탔다.
연예계 대표 독설가 김구라와 코드가 비슷한 박명수의 등장에 이날 방송은 둘의 충돌로 과열 될 거라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이날 방송의 묘미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김구라와 박명수의 ‘독설 배틀’이었다.
김구라는 자신의 후임으로 ‘세바퀴’ MC 자리에 앉은 박명수가 진행의 어려움을 토로하자 “‘세바퀴’는 독이 든 성배다”고 독설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경주마 같은 이휘재 옆에 앉아 있기 힘들다. 옆을 신경 안 쓰고 웃기면 먼저 자빠지기 때문. 그러면 옆 사람이 더 이상 할 리액션이 없다”고 폭로하며 “이휘재의 옆 자리에는 여자 MC가 적격이다. 그게 바로 박미선이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알면서도 ‘세바퀴’ MC를 수락했다는 박명수는 김구라가 “돈 받고 하는 일이니 열심히 해라”라고 말하자 “네가 출연료 주냐”고 버럭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명수는 이어 “구라 친구와 함께 하니 정말 좋다”고 훈훈하게 마무리를 지었지만 곧바로 “한 1년 못 나올 줄 알았는데”라고 돌직구를 던졌고, 김구라는 자숙기간 중 아들 김동현 군이 박명수가 MC를 했던 ‘최강연승 퀴즈쇼’에 나갔었다며 시청률이 2~3% 나오지 않았냐고 반격했다.
김구라는 “사람들이 나와 박명수를 많이 비교한다. 둘이 데뷔 연차도 같고 공격적이기 때문”이라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박명수는 유재석이란 든든한 핵우산이 있어 무탈하게 이 자리까지 왔다. 하지만 나는 온갖 풍파를 겪으며 이 자리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박명수는 “그러니까 사람한테 보험을 들어야 한다. 유재석은 술도 한 잔 안하고 집에만 있다”고 말했지만, 김구라가 “그 핵우산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하자 꼬리를 내리고는 “혹시나 해서 내가 사람을 붙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김구라는 “한동안 일인자 자리를 노리더니 포기했냐?”고 물었고, 박명수는 “그런 생각은 지금도 마음에 있다. 하지만 기회가 안 온다”고 답했고, 김구라는 그간 박명수가 MC를 맡았다 폐지된 프로그램들을 언급하며 “많은 기회가 있었다”고 발끈했다.
박명수는 “무슨 소리냐 ‘나는 가수다’에서는 매니저였다. MC인 줄 알았는데 쌀집아저씨(김영희 PD)가 속였다”고 해명했고, 김구라는 “나는 ‘불후의 명곡’에서 분량이 없었다. 하지만 대기실 토크를 만들어 분량을 만들어 냈다. 박명수 정도면 이제 ‘세바퀴’에서 전방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고, 박명수는 ‘세바퀴’를 언급하며 “그건 김구라도 못했던 거잖냐!”라고 반격해 김구라를 넉다운시켰다.
김구라는 또 박명수가 UMF(Ultra Music Festival)를 통해 DJ로 데뷔 했다고 말하자 “나이트 행사가 안 들어오니까 DJ로 갈아타려는 의도냐?”고 정곡을 찔렀고, 박명수는 “그렇게 봐주면 내가 당황스럽다. 그런 게 아니다”고 회피했지만 김구라의 집요한 물음에 “나이가 들어도 앞으로 다른 영역에서도 자기의 꿈과 희망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김구라의 박명수 잡기는 멈추지 않았다. 김구라는 박명수가 지난해 MBC 연예대상을 받았다고 말하자 “대상을 받았냐? 정말 휘발성이 강한 대상이다”고 말했고, 박명수는 “대상 맛도 못 본 놈이 버르장머리 없이”라고 반격해 웃음을 빵빵 터트렸다.
김구라는 이어 유재석에게 자신의 모든 권한일 일임하며 ‘무한도전’ 회의에 나가지 않는다고 밝힌 박명수에게 “포스트 유재석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일갈했고, 박명수는 “포스트가 뭐냐?”고 회피했다.
이에 김구라는 “유재석 얘기만 하면 바보행세를 한다. 얘기할 건 해야 될 거 아니냐”며 일침을 가했고, 박명수가 “유재석과 트러블 생기는 게 싫다”고 몸을 사리자 “프로그램 3개중 ‘무한도전’ 회의에 빠지고 ‘세바퀴’는 적응도 못하고 ‘해피투게더’는 도태중이고 방송에서 주도적으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독설했고, 박명수는 “도태되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할 말이 없어진 김구라는 힘이 쭉 빠진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방송 내내 박명수와 김구라는 서로에게 정곡을 찌르는 독설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승자나 패자는 없었다. 서로의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내며 윈윈(WIN-WIN)했기 때문. 이는 박명수와 김구라가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기에 가능했던 웃음이었다.
박명수는 자신의 개그코드를 살려주는 김구라를 등에 업고 어느 때보다 편안하게 방송에 임했다. 그 결과 박명수는 유재석 등 다른 MC들 사이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웃음을 선사했다.
기대 이상의 재미를 안겨준 박명수와 김구라의 독한 개그 조합에 네티즌들은 “김구라-박명수 새로운 독설 콤비의 개그가 기대된다” “둘이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의외로 너무 잘 어울린다”는 등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명수-김구라. 사진 =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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