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지난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응답하라 1999 챔피언스데이' 이벤트가 열렸다. 롯데의 1999년을 추억하고 기념하는 자리였다.
롯데는 1999년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 1승 3패로 뒤지다 4승 3패로 역전하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는 펠릭스 호세가 관중들의 오물 투척에 흥분해 방망이를 관중석에 던지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결국 퇴장 당했고 롯데는 더욱 전의를 불태워 끝내 역전승을 따냈다.
호세에 이어 등장한 마해영이 '백투백 홈런'을 기록한 것이나 9회초 임수혁이 임창용을 상대로 거짓말 같은 동점 투런포를 터뜨린 것은 지금도 롯데 팬들의 소름을 돋게 한다.
비록 한국시리즈에서는 한화를 만나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플레이오프의 명승부는 지금도 롯데 팬들의 머리 속에 진한 감동으로 남아 있다.
롯데는 당시 주역이었던 호세는 물론 마해영, 김응국, 주형광, 염종석, 공필성, 박현승, 박지철 등 주축 선수들을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가졌다.
지금은 롯데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김응국 코치는 1999년 당시 1번타자로 롯데의 라인업을 이끌었다. 김 코치는 26일 '응답하라 1999' 이벤트를 앞두고 호세와 해후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론도 보고싶다. 오늘 오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1999년 당시 타율 .327 36홈런 122타점을 쓸어 담은 호세가 '괴물 용병'이었다면 에밀리아노 기론은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며 소금 같은 역할을 해낸 선수였다.
기론은 1999시즌 중반 마이클 길포일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롯데에 합류했다. 1999년은 타고투저로 투수들에게 악명 높은 시즌이었다. 그럼에도 24경기에서 완투 2차례를 포함해 5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30으로 활약했다.
이듬해에는 선발투수로 주로 나서 10승 8패 평균자책점 5.01을 기록했고 2001년에는 4승 2패 평균자책점 5.48로 부진하면서 더이상 롯데와의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다. 2003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컴백한 기론은 3승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고 한국프로야구 통산 80경기에 출장해 22승 14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64를 남겼다.
무엇보다 기론은 성격이 좋았고 성실한 선수였다. 김 코치는 "기론은 정말 착한 친구였다. 우리 말도 잘 따랐다. 아이스크림 심부름을 시켜도 군말 없이 가져왔다. 그만큼 우리도 기론을 많이 챙겨줬다"고 기론에 대한 그리움을 표했다.
과연 지금 기론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기론은 미국 뉴욕에서 사업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롯데는 "기론이 뉴욕에서 타이어 관련 사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기론의 근황을 소개했다.
[에밀리아노 기론의 롯데 시절 모습.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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