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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근친상간 연상케 하는 ‘화성인 X파일’ 시스터보이 편, 이대로 괜찮나?
‘나인’과 ‘응답하라 1997’, ‘막돼먹은 영애씨’ 같은 케이블답지 않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 시청률과 평가 양쪽에서 호평을 받아온 CJ E&M.
그런데 ‘화성인 바이러스’와 ‘화성인 X파일’을 제작하는 곳 또한 CJ E&M이다. ‘화성인’ 시리즈는 기실 CJ E&M의 아킬레스건이다. 제작비 대비해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지만 반대로 시청자의 비난 또한 가장 많은 프로그램이다.
‘화성인’은 독특한 일반인들을 출연시켜서 그들의 황당한 사연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tvN 최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로 내부에서는 ‘효자 프로그램’으로 불리고 있다. 오죽 지상파까지 ‘화성인’과 유사한 일반인 프로그램을 제작해 정규편성하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이 ‘화성인’은 요즘 그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방송 초기부터 과도한 편집과 조작 및 홍보 논란으로 홍역을 앓아왔던 화성인이지만, 27일 방송된 ‘시스터보이’ 편은 그 정도가 지나쳤다.
이날 방송에서는 드라마 '오로라 공주'속 극 중 황마마를 꼭 닮은 실제인물이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시스터보이’ 도한동씨로 친누나와 1분마다 뽀뽀를 하는가 하면 거침없는 스킨십을 하는 남매다.
누나와 함께 살고 있는 도 씨는 누나가 직접 밥을 먹여 주는것은 물론, 화장실을 갈 땐 업어서 이동시켜줬고 배변상태까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를 당황케 했다.
또, 도 씨는 둘째 누나와 1분에 한 번씩 뽀뽀 하는가 하면, 잘때는 꼭 껴안고 잤다. 이어 등장한 첫째 누나는 뽀뽀는 기본, 남동생의 엉덩이를 만지고 남동생의 상의를 들춰 배에 입을 대고 장난을 쳐 시청자를 경악케 했다.
시스터보이의 첫째 누나는 방송에서 "안고 뽀뽀하고 부비부비 하고 사람들이 보면 커플로 의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경 안 쓴다. 관심의 표현일 뿐. 막내동생이라 정말 애틋하고 각별하다"고 이들의 스킨십 이유를 주장했다.
이들의 사연이 공개된 뒤, 시청자들은 거센 비난여론을 쏟아내고 있다. 마치 근친상간을 연상케 하는 이들의 행동에 대해 ‘조작’, ‘홍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실제로 그런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 세상은 넓고 독특한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들의 사연은 사회에서 금기시 하는 ‘터부’에 가깝다. 동생에 대한 애정으로 받아들일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 시청자들은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다.
물론 제작진 또한 “우리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긴 했다. 하지만 우리사회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을 과연 ‘화성인 X파일’을 통해서 보여줘야 했냐는 점은 의문부호를 남긴다.
‘화성인’이 장수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내 주변에도 저런 사람이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연자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독특함을 내세웠고, 그들만의 일로 시청자들은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시스터보이 편은 그 정도가 지나쳤다. 화면구성 또한 마치 성인 영화의 그것을 보는 것 처럼 편집됐고, 그렇게 방송됐다. 2006년 tvN 론칭 초기 자극적인 내용을 내세워서 채널 알리기에 나섰던 그 당시를 보는 느낌이다.
2006년과 2013년의 채널 tvN의 위상은 크게 다르다. ‘화성인 X파일’은 저비용에 자극적인 내용을 앞세워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으려 했던 구태의연한 케이블 채널에 머물러 있다. 그 정점을 시스터보이가 찍었다.
고품격 콘텐츠를 외치는 tvN과 시청률 잘나오는 ‘화성인 X파일’의 기묘한 동거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과거 케이블스러움의 절정을 보여준 '화성인' 시스터보이편. 사진 = tvN 방송화면 캡쳐]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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