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전주 안경남 기자] 돌아온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의 호통이 잠자던 진짜 전북을 깨웠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15라운드 경남과의 홈경기서 4-0 대승을 거뒀다. 전북은 케빈(2골), 이동국(2골)의 골 폭풍을 앞세워 경남을 제압했다. 순위도 끌어올렸다. 승점24점이 되며 5위에 올라섰다.
한 경기 만으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날 결과만을 놓고 봤을 때 최강희 감독이 불과 며칠 만에 잠자던 전북을 깨운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최강희 감독은 당초 7월에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4라운드서 전북이 수원에 4-5로 패하자 전격 컴백을 결정했다. 맥없이 침몰하는 전북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리고 지난 28일에 전북 훈련장에 복귀한 그는 선수단을 크게 나무랐다. 18개월 전 자신이 맡았던 전북의 모습이 아니었다.
녹색 넥타이를 매고 등장한 최강희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서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또한 팀 분위기는 악화돼 있었다”며 전북의 현 상황을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하는 선수단 미팅을 가졌다. 본래 자극적인 얘기는 안하고 선수들을 믿는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깨져 있다. 그것은 성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복귀 후 선수들에게 이례적으로 호통을 친 이유를 밝혔다.
효과는 있었다. 전북은 이날 경남 골문에 4골을 퍼부었다. 그리고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았다. 우리가 알던 진짜 닥공이었다. 최강희 감독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경기 후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줬다. 예전의 전북다운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물론 아직 100%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최강희 감독은 “팀 밸런스가 깨져있고 워낙 부상자가 많다보니 전술보단 선수들의 정신력을 강조했다”면서 “하지만 임유환이 곧 팀에 복귀하고 김정우, 서상민, 정혁이 돌아오면 내용면에서도 더 좋아질 것이다”고 했다.
최강희 감독의 컴백과 함께 전북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최강희 감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선수들이 오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고 했다. 전북의 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강희 감독.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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