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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손연재(19, 연세대)는 지난달 24일 러시아로 출국했다. 하계 유니버시아드 준비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러시아를 거쳐 크로아티아에 들어갔다. 러시아 리듬체조 대표팀과 함께 전지훈련 중이다. 손연재는 매년 이곳에서 지옥훈련을 해왔다.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톱랭커로 성장했다. 이번에도 업그레이드를 꿈꾼다. 유니버시아드 일정에 맞춰서 러시아 카잔으로 들어갈 계획. 길게는 8월 말 우크라이나 키예프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한 준비이기도 하다.
손연재를 어렸을 때부터 지도한 김지희 체조대표팀 코치는 유니버시아드와 세계선수권대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는 것. 상반기에 월드컵 시리즈, 아시아선수권을 치르면서 약점이었던 곤봉 완성도를 높였고, 체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 김 코치는 “수구 실수를 보완했다. 프로그램 완성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월드컵 시리즈에서 이틀만에 모든 일정을 소화해보면서 체력을 끌어올렸다”라고 했다.
김 코치는 “작은 실수를 줄이느냐의 싸움이다. 프로그램 완성도를 끌어올린 상황에서 실수가 나올 확률만 줄이면 유니버시아드,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도 가능하다”라고 전망했다. 김 코치는 유니버시아드가 사실상 세계선수권 전초전이라고 전망했다. 리듬체조가 어차피 20대 초반의 선수가 즐비하기 때문에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올 선수 대부분 유니버시아드에도 나올 것이란 해석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궁금한 대목은 역시 독창성 기술 등재 여부다. 김 코치는 지난 1월 태릉선수촌 훈련 공개 당시 손연재가 세계선수권에 대비해 곤봉과 볼 신기술 등재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곤봉은 수구를 던졌다가 발로 받을 때 앞이 아닌 뒤로 받는 걸 뜻한다. 볼은 공을 던진 뒤 바운드가 된 상황에서 팔을 뒤로 제치고 허리도 뒤로 꺾으면서 받는 기술이다.
손연재만의 신기술을 등재하려면 세계선수권 직전 FIG(국제체조연맹)에 영어와 불어로 설명된 문서와 그림을 보낸 뒤 실제로 세계선수권서 성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정식으로 이름과 난도를 부여 받고 손연재에게만 보너스가 주어질 수 있다. 톱랭커들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신기술 등재가 필요하다. 신기술 등재를 결심했다면 지금부터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게 김 코치의 설명이다.
손연재 본인이 신기술 등재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김 코치는 “아직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 러시아 코치와 연재가 훈련을 하면서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했다. 고민을 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 코치는 “월드컵시리즈서 꾸준히 독창성 기술 연기를 했는데 실수가 있었다. 아무래도 신기술이 어려운 기술이라 실수가 나올 수 있고 연기의 안정감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세계선수권서 확실하게 점수를 얻으려면 독창성 기술 등재가 필요하다. 이럴 경우 안정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고민이다. 이미 손연재는 지금 갖고 있는 기량만으로 세계 정상권이다. 결국 안정과 모험을 사이에 둔 고민. 김 코치는 “독창성 대신 숙련성 기술로 신청을 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미리 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대회 당일 신청을 하면 된다”라고 했다. 이럴 경우 난도와 점수는 내려간다. 하지만, 연기의 안정감을 높일 수는 있다.
체조협회 관계자는 손연재의 독창성 기술 등재 여부에 대해 “금시초문”이란 반응을 보였다. 아직 체조협회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는 건 없다는 설명.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크로아티아에서 훈련 중인 손연재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다.
[손연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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