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태균이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한화 김태균. 1일 현재 63경기서 타율 0.311 3홈런 28타점을 기록 중이다. 보통의 타자라면 나쁘지 않은 기록. 김태균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김태균의 통산 타율이 0.315다. 올 시즌 타율은 통산 타율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2007년 0.290이후 가장 낮은 타율이다. 6월 타율은 0.303. 5월 0.261의 극심한 부진에선 벗어났으나 여전히 시원스러운 타격은 아니었다.
홈런 페이스도 올 시즌엔 유독 더디다. 김태균은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다. 중, 장거리 클러치 히터다. 그럼에도 시즌 절반을 치렀음에도 3홈런에 그친 건 심각한 홈런 가뭄이다. 이 페이스라면 2002년 이후 11년만에 두 자리 수 홈런 실패 가능성도 있다. 타점 28개도 중심타자 치곤 적다. 지난해 80개를 넘어설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5월 타점 9개, 6월 타점은 고작 5개였다. 그러고 보니 올 시즌 김태균의 득점권 타율은 0.246. 찬스에 강한 김태균답지 않다. 시련의 2013년이다.
▲ 15억 연봉킹에 걸맞은 성적은 아니다
한화 타선은 약하다. 김태균은 올 시즌에도 동료의 도움을 많이 받지 못한다. 그의 앞, 뒤를 감싸야 할 최진행과 김태완의 페이스는 오락가락하다. 두 사람 모두 최근 타격감은 좋지만, 시즌 초반부터 활발하진 않았다. 투수들은 김태균에게 좋은 공을 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자꾸 투수들이 김태균과의 승부를 조금씩 피했다. 김태균은 좋았던 타격 리듬과 감각을 잃었다.
짚어야 할 건 그의 올 시즌 연봉이다. 그는 일본에서 돌아온 지난해와 올해 연봉 15억원으로 2년 연속 연봉킹에 올랐다. 이대호가 일본으로 떠난 상황에서 김태균은 단연 국내 최고 타자로 그 정도 대우를 받을 만했다. 문제는 누가봐도 올 시즌 김태균의 페이스와 성적이 15억원에 걸맞진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허약한 팀 타선에서 고군분투했으나 올 시즌 유독 5월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 타순조정에 손가락 부상까지
김응용 감독은 6월 중순 이후부터 김태균을 3번으로 내보냈다. 개막전부터 꾸준히 4번에 배치했으나 최근엔 잘 맞는 최진행을 4번으로 내리고 김태균의 타순을 끌어올렸다. 만족스럽지 않다. 올 시즌 3번타순에서 15타수 2안타 타율 0.133 1타점이다. 그러자 김 감독은 30일 경기서 김태균을 다시 4번에 놓았다. 결과는 4타수 1안타 삼진 3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지만, 성과과는 없었다.
결정적으로 6월 26일 대전 삼성전서 타격 도중 방망이 끝에 공을 맞을 때 울림으로 엄지와 검지손가락을 다쳤다. 결국 28~29일 대전 넥센전 결장. 타격 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상까지 겹쳐 김태균으로선 최악의 상황. 향후 완치되지 않을 경우 올 시즌 내내 김태균을 괴롭힐 수 있다. 30일 복귀했으나 일단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
▲ 김태균의 고군분투, 자존심 회복할 시간은 충분하다
김태균은 타격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릴 듯하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타격 포인트가 흔들린다. 타격 결과를 떠나서 타구의 질 자체가 좋지 않다. 잘 맞는 타구가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김 수석은 지난달 2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김태균과 한참 타격 얘기를 나눴다. 김 수석은 직접 타격 자세를 취했고, 김태균은 심각한 표정으로 김 수석을 바라봤다. 김태균은 요즘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 중이다.
김 수석은 “WBC를 치르면서 몸도 좀 피곤해 보인다”라고 했다. 어쨌든 김태균이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다. 팀내 집중견제 역시 마찬가지. 어차피 김태균 없는 한화 타선은 상상할 수 없다. 김응용 감독도 늘 그랬듯 김태균을 그저 지켜보고 있다. 이제 시즌은 절반이 지났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15억 연봉킹의 자존심을 회복할 시간은 충분하다.
[김태균.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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