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마운드가 본격적으로 2차 리빌딩에 돌입했다.
한화 마운드는 올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리빌딩 모드였다. 외국인투수 대니 바티스타와 데나 이브랜드, 김혁민, 유창식, 윤근영으로 5선발을 꾸렸다. 불펜은 셋업맨 송창식과 마무리 안승민을 빼놓곤 무주공산. 물음표가 가득한 마운드 구성이었다. 시즌 반환점을 돌아보니, 내구성이 있는, 소위 말하는 검증된 카드는 송창식뿐이었다.
▲ 2차리빌딩 필요성
유창식과 윤근영은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다. 안승민 역시 지난해 후반기 마무리로 활약했으나 역시 풀타임 마무리 경험은 없다. 한화 마운드의 가장 큰 고민은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는 젊은 투수가 없다는 점이다. 과거 송진우, 정민철, 구대성, 문동환 등의 은퇴 이후 자리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은 투수가 없다. 사실상 류현진 외에 매년 신데렐라만 기다려왔다. 꾸준함이 없었다. 틀이 잡히지 않았다.
올 시즌 역시 시즌 초반부터 구상이 어긋났다. 윤근영은 5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돌았다. 유창식은 부진과 부상이 겹쳐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 현재 어깨 통증으로 1군에 없다. 안승민은 개막전부터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선발, 중간을 오갔다. 역시 어깨 통증으로 1군에 없다. 결국 시즌 중반인 지금도 보직의 틀 자체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선발진 후미가 불안하고 송창식 외에 윤근영, 김광수가 있지만 확실한 계투요원이 부족한 상황. 리빌딩 진행하는 도중에 또 다시 리빌딩을 단행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 조지훈, 이태양, 송창현, 임기영…뉴 페이스 투입
결국 김응용 감독은 시즌 중 뉴페이스 투입을 결정했다. 누구든 확실하게 자리 자리를 잡는 투수가 승자라는 경쟁의 극대화. 192cm를 자랑하는 이태양이 가장 눈에 띈다. 이태양은 위에서 아래로 내리 꽂는 직구가 위력적이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구속이 140km에서 145km로 늘어났다. 본인이 하려는 의지가 대단하다. 야구밖에 모른다”라고 극찬했다. 다만, 지난달 30일 대전 넥센전서는 선발 4이닝 5실점으로 쓰라린 패전을 맛봤다. 올 시즌 14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5.86.
장충고를 졸업한 신인 조지훈도 기대주다. 4경기서 평균자책점 1.93으로 괜찮다. 건장한 체구에 대담한 멘탈, 경기운영능력이 좋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선발 자원으로 분류된 상황. 그는 “마운드에서 떨리지 않았다. 퓨처스에서 정민철 코치님과 투구 밸런스와 변화구를 익히는 데 집중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성호 트레이드 당시 김응용 감독이 직접 점 찍은 송창현과 사이드암 임기영도 눈에 띄는 자원. 송창현은 11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95로 성적은 좋지 않다. 하지만, 좌완임에도 직구 145km 정도를 찍을 정도로 공의 위력이 있다. 제구력만 다듬으면 활용빈도를 높일 수 있다. 사이드암 임기영도 한화에 필요한 스페셜리스트라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임기영은 19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32. 역시 제구가 관건이다. 볼 끝 움직임이 좋고 체인지업이 돋보인다. 제대로 성장하면 필승조 한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자원이다. 김 감독은 이들 4인방에게 무한 기회를 줄 전망이다.
▲ 끝없는 실험, 마운드 리빌딩 그 어려움에 대하여
문제는 리빌딩으로 포장된 이런 마운드 뉴페이스, 보직 적응 실험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다. 물론 젊은 투수들에겐 꾸준히 기회를 주고 기다리는 게 미덕이다. 문제는 기본적인 틀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의 리빌딩이라는 것이다. 이는 과거 김인식, 한대화 전 감독 시절부터 계속된 세대교체 실패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소한의 보직 틀이 잡힐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사이 성적은 아무도 보장할 수 없는 현실. 그래서 한화 코칭스태프는 드러내놓고 “리빌딩”이란 말을 하지 못한다. 더구나 현 시점은 겨우 정규시즌 반환점을 돌아선 상황. 자칫 성적을 배제하고 젊은 투수들 키우기에만 올인하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건 한화 구단으로선 큰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타자 1명 자리잡는 것보다 투수 1명 자리잡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을 한다. 9명 주전라인업에 끼워 넣은 신인타자 1명이 부진해도 타선은 8명의 활약으로 잘 터질 수 있다. 그러나 투수 1명은 어떤 상황에 투입되든 부진할 경우 그대로 팀 패배와 분위기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 그래서 유망주 투수를 꾸준히 기용하기가 힘들다는 말을 한다. 한화 역시 그동안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국 극복해야 된다. 초유의 시즌 중 마운드 2차 리빌딩. 그 어려운 대업에 김응용 감독이 도전한다.
[이태양(위), 송창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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